Vol.44, 아시아, 전시회, 트렌드, 행사

글로컬 이벤트로 진행된 2020 ICCA 콩그레스

지난 11월 대만 가오슝에서 하이브리드로 진행된 ICCA 총회는 가오슝과 싱가포르의 아티스트가 등장하여 개막식 주제곡을 함께 부르며 온ㆍ오프라인 참가자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 ICCA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하이브리드 행사를 위해 ICCA는 지난 몇 달간 여러 차례의 회의를 통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음을 알렸다. 행사 시작 6주 전부터 회원들과의 사전 만남을 통해 이번 행사를 준비한 ICCA의 가장 큰 목표는 전 세계 회원들이 서로 떨어져있지만 최대한 많이 연결되고 참가자들 간의 네트워킹을 기회를 높이는 것이었다. 본 행사의 주제인 ‘함께하는 이벤트 혁신(Transforming Global Events Together)’에 맞게 프로그램의 내용을 마련하고 행사 기획한 점도인상적이었다. 이번 하이브리드 행사를 통해 ICCA 총회가 남긴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8개 지역 허브 도시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행사

59회를 맞은 2020년 ICCA 총회는 국제컨벤션협회(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 ICCA) 사상 최초의 하이브리드 행사로 개최되었다. 코로나로 모두가 모이지 못하는 상황에 대처하고자, 대만 가오슝을 오프라인 개최지로 하고, 주요 프로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송출하면서 ICCA의 글로벌 회원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가오슝 외에도 7개의 허브 도시를 선정하여 각 도시 내에 있는 참가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온라인 ICCA 총회를 공동 참관하고 로컬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하였다. 지역 허브는 서울을 비롯하여 말레이시아 쿠칭과 사라왁, 스페인의 말라가, 유럽의 룩셈부르크,중동의 리야드,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마련되었으며, 가오슝에서 진행되는 본 세션 외에도 각 거점도시의 연사들이 함께 다양한 강연을 진행했다. 서울의 경우 오전에 코엑스에서 로컬 세션이 진행되었으며, 오후에는 가오슝의 공식 프로그램이 송출되었다. 각 허브에서는 로컬 세션 외에도 라운드테이블 세션이나 유니크베뉴 답사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사용자 편의와 연결성을 고려한 이색적인 행사 진행 이번 ICCA 총회는 온라인 참가자 친화적인 자체 행사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었다. 웹사이트를 통해 버추얼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으며, 각 허브 도시의 버추얼 플로어에 입장하거
나 네트워킹 라운지를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이번 플랫폼은 행사의 컨셉인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의 프레임을 구축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이벤트 컨설팅 기업인 마티즈 글로벌 이벤트(Maritz Global Events)가 협력했다. 또한 가오슝에서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이벤트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 주제에 맞도록 새롭게 시도된 행사 장치들이 참가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각 허브의 모습을 생중계로 보여주며 온라인을 통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무엇보다 글로벌 커넥션 세션을 통해 모든 허브의 참가자가 함께 ICCA 총회의 주제곡을 만드는 기획이 다른 행사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시도였다. 가오슝의 사회자와 싱가포르에 있는 밴드 송디비젼(Songdivision)이 화상회의 상으로 완벽하게 합주를 진행한 것도 놀라웠지만, 더 나아가 투표 어플을 통해 장르와 코드, 가사들을 다함께 선정하여 곡을 완성시키는 이색적인 기획이 특별했다. 완성된 주제곡은 이후 여러 세션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 행사를 창조적인 방향으로 기획하고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의 결합이 앞으로의 이벤트 혁신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느끼게 한 아이디어였다.

본 행사 전, 6주간의 프리 세션 진행

4일간 진행된 59회 ICCA 총회는 앞서 진행된 6주간의 프리세션을 마무리하는 행사였다. 본 행사 개최 전 ICCA 회원들을 위해 진행된 6주간의 프리세션은 매주 월요일 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협회와 데스티네이션, 항공/교통, 미팅 플래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프리세션을 통해 본 행사에서의 심층적인 논의가 가능했으며, 이번 행사의 레거시 중 하나인 가오슝 프로토콜(Kaohsiung Protocol)에 대한 MICE산업 관계자들의 의견도 수렴할 수 있었다.

행사를 통한 지역과 산업을 위한 레거시 도출

이번 행사의 교육 세션을 통해서도 많이 언급된 부분은 이제는 행사의 ‘레거시(Legacy)’를 남겨야 한다는 점이었다. ICCA가 이번 총회를 통해 남긴 가장 큰 레거시는 앞으로의 MICE산업을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인 가오슝 프로토콜(Kaohsiung Protocol)이다. 가오슝 프로토콜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 안전 및 건강과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ICCA의 대응책을 연구한 결과로, 지속가능한 발전, 글로벌 연계 등의 핵심 가치를 담은 이벤트 산업의 규약이다. ICCA는 가오슝시와 함께 이번 총회의 피날레에서 가오슝 프로토콜 발표했다. 발표를 진행한 ICCA의 제임스 리즈(James Rees) 회장은 “ICCA부터 변화된 트렌드에 따라 조직을 변화시킬 것이며, 이번 행사를 통해 가오슝 프로토콜을 홍보하고 적용시켜 59회 ICCA 총회의 유산이 되도록 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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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현장 행사, 버추얼 행사로 변역할 수 없다…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라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이벤트를 담당하고 있는 밥 비잔(Bob Bejan) 부사장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행사를 가상으로 전환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했다. 가장 강조한 부분은 “현장 행사를 단순히 디지털로 변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버추얼 부스를 디지털 상에 세우고 현장 행사에서 했던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었음을 밝히며, 기존에 가지고 있던 행사의 기본 틀을 바꾸어야 한다고 전했다. 마치 연극을 하는 배우가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 스타일을 바꾸듯이 주최자들은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세션을 텔레비전 에피소드와 같이 만들고, 참가자들만의 커넥팅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일 년간의 버추얼 행사 개최를 통해 참가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공개하며, 케이터링은 어떻게 할지, 부스는 어떻게 세울지 등 기존이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달 방식에 최적화된 경험 제공에 대해 고민해야 함을 전했다.

이벤트의 수익성을 위해서 반드시 데이터를 고려하라

MPI 그룹의 로빈 로커맨(Robin Lokerman) 회장은 룩셈부르크에서의 세션에서 협회와 주최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참가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행사 운영 플랫폼을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참가자들의 취향과 만족도를 평가해야 하며, 그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시작임을 밝혔다. 이벤트 모비(Event Mobi)의 토벤 그로서(Thorben Grosser)는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며,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한 수치는 지속시간이며, 이를 통해 참가자들의 반응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최자들은 데이터를 통해 어쩌면 참가자들이 원하는 것을 넘어 주최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전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통적인 의견이 제기되었다. 행사의 스폰서를 구할 때도 단순히 회사의 로고만을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이벤트를 기획해야 한다. 행사는 이제 특정 시간 동안만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끝난 후에도 계속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폰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계속적인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데이터를 통해 가치있는 콘텐츠와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한 뒤에는 반드시 참가비를 책정해야 하며, 현장 행사의 경우 등록비를 높여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되었다.

코펜하겐의 미래 MICE산업…다양성에 가치를 둔 인클루시브(Inclusive) 이벤트
이번 총회를 통해 많은 데스티네이션들이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그중 코펜하겐이 제시한 코로나 시대의 데스티네이션의 해결책은 다양한 참가자들을 만족시키고 행사에 포함되도록 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었다. 유니버셜 퓨쳐리스트(Universal Futurist)의 앤 스카레 닐슨(Anne Skare Nielsen) 디렉터는 “미래의 MICE산업은 비좁은 껍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 바다를 헤매는 소라게처럼, 앞으로 10년간은 불안정하고 불편한 시간을 계속 마주하게 될 것”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더 강해지고 발전하기 위한 시기일 것”임을 강조했다. BBC와의 화상 인터뷰 도중 아이들이 방으로 들어와 인터넷 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은 준 부산대학교의 로버트 켈리(Robert E. Kelly) 방송사고를 언급하며 이제는 그런 장면이 서로가 익숙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미팅을 개최하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가 우리가 협력해서 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점을 이야기하며, 이제는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주장했다. 코펜하겐에서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국제 인권 행사인 코펜하겐 프라이드(Copenhagen Pride)의 라르스 오스칸-헨리크센(Lars Oskan-Henriksen) 디렉터는 코펜하겐은 작은 도시지만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에 집중한 결과 코펜하겐 프라이드와 같은 행사가 성공할 수 있었음을 소개했다. 이제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커뮤니티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벤트 기획자들은 참가자들의 필요를 찾고 주최자가 참가자와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함을 밝혔다. 그런 점에서 코펜하겐은 다양성과 소수를 위한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음을 홍보하며, 이제는 주최자들이 다양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극적으로 탐구하며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행사를 변화시키시려 노력해야함을 강조했다. 그래서 더욱 참가자들이 행사에 포함되고 행사의 목적에 함께하는 것이 앞으로의 이벤트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가치 제공을 위한 체계적 방식, ‘가오슝 프로토콜’ ICCA 가오슝 프로토콜(Kaohsiung Protocol)은 ICCA가 개발한 글로벌 회의 및 이벤트 산업을 위한 전략적 복구 프레임워크이다. 코로나19로 현재 MICE 산업은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변혁이 이루어 지고 있는 만큼, 대면 행사가 회복되는 것과는 별개로 오래된 비즈니스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 전략을 세워야 했다. ICCA는 이번 총회의 최종 세션에서 발표된 동 프로토콜을 통해 “결론적으로, MICE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고객과 공급업체가 서로 협력하여 참석자 및 이해관계자 등 이벤트에 참가하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체계적인 방식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4가지 핵심 전략…초연결과 협력을 위한 연대적 노력 필요

가오슝 프로토콜은 네 가지 핵심 전략을 도출했다. 프로토콜은 이 네 가지 주제에 해당하는 10여개의 하위 전략과 주요 시사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팀의 일원인 컨설팅 기업 MMGY넥스트팩터(MMGY 다음Factor)의 대표 폴 오이멧(Paul Ouimet)은 프로토콜의 제작 프로세스를 설명하며, 가오슝 프로토콜은 모든 산업 플레이어들을 위한 ‘공동의 회복과 성공’을 위해 설계되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모든 테마는 일부만 보아서는 안 되며, 통합된 전체의 일부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벤트 산업은 이제 대면 행사와 가상 행사 간의 경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형식과 채널에 관계없이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주도하는 개인과 전문가를 이 산업이 지원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결을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오슝 프로토콜은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변화를 오히려 활용할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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