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올해 안으로 대면 행사 정상화를 노린다
영국은 확진자 증가 추이에 변이바이러스의 발생까지 더해져 록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을 겪었다. 영국 정부는 모든 집합 행사에 금지령을 내렸고, MICE산업은 2020년 3월을 기점으로 궁지에 몰리기 시작했다. 업계는 안전 지침에 따라 대면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며 수차례 성명 운동을 진행하면서 정부에 시장 회복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응답은 급하게 마련한 비상지원금이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없는 지원책이기에 실질적인 회복 계획이 필요했다.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이 가능해진 여러 데이터들을 토대로, 2021년 2월 영국 정부는 록다운으로부터 벗어나고 산업 및 경제 부분이 안정적으로 회복 탄력성을 갖추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과 가이드를 제시하였다. 일명 코비드19 로드맵(COVID-19 roadmap). 여기에 비즈니스 행사 및 소비자 전시회 등 MICE 활동을 포함하는 방문객 경제(visitor economy)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였다. 이 내용을 기본 골자로 연구조사와 마케팅, B2B 시장을 위한 플랫폼 정비 등에 주력하는 영국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계획 ①] 집합 활동에 관한 단계별 규제 완화 로드맵 수립
업계가 스스로 회복력을 키우려면 기본적인 수익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영국 MICE 업계는 그동안 대면 행사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고 있었다. 이에 지난 2월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는 자국 사회·경제 재개를 위한 거리두기 규제 완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총리실에서 직접 발표한 이 대국민 로드맵에 행사 부문에 관한 실질적 규정 완화 지침이 담겨있다는 점은 영국 정부가 MICE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 진행 중인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이르면 6월, 늦어도 9월까지는 조건부의 소규모 행사 개최 정도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맵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면서 사회·경제 활성화도 노리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행사 부문의 경우, 4월부터 본격적인 대면 행사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5월부터 1,000명 이상의 행사를 개최하며, 올해 안으로는 정부 주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계획 ②] 시장 현황 파악을 위한 다각적 연구조사와 정보지원 활동
영국은 관광·MICE산업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세부적인 조사항목을 토대로 진행된 MICE산업 현황조사와 DMO를 대상으로 한 구조 및 지원체계에 관한 조사, 2021년 관광 활동에 관한 수요예측 조사 등은 MICE 업계가 미래를 준비하고,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방문객의 현황 및 가치 파악, 안전 행사 재개를 위한 데이터 기반 연구
최근 영국관광청(Visit Britain)이 내놓은 비즈니스 여행 시장에 관한 현황분석 보고서(Understanding Business Visits Foresight-issue 178)는 MICE산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파급효과와 비즈니스 여행에 관한 전방위적 의의를 상세하게 담았다. 특히 방문 목적별 조사에서는 M, I, C, E 각 섹터와 미팅(M)의 경우 소그룹 회의 부문을 구분하여 조사하였으며, 6명 이상 20명 이하의 소그룹 미팅의 경우 숙박일당 지출(£215) 및 방문 총지출(£668)이 방문일수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코로나로 인해 모임의 인원 통제가 중요 기준이 되어버린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이 그룹에 대한 관리와 수요 개발은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숙박일당 지출이 높은 부문은 전시회(£190)와 5인 이하 소그룹 미팅(£175), 컨벤션(£174)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주요 타깃 시장별 수요와 지역별 방문객 현황 등도 모니터링 중이다. 올해 4월에 계획되어 있는 ‘파일럿 이벤트 리서치 프로그램(Pilot Event Research Programme)’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최되는 대면 행사 중 일부 행사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 연구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완화에 따른 결과와 행사장 내 활동 자유도를 높이는 상황을 두고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벤트 리서치 프로그램은 과학적으로 설계된 연구”라며 “이를 통해 거리두기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대면 행사 개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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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의 구조적 현황 파악에 장·차관도 관심
코로나19 시국 속 업계 현황과 체질을 살피는 조사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비짓잉글랜드(Visit England)를 주축으로 DMO를 비롯한 다양한 인바운드 관광 업계를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직 물리적 이동과 대면 활동에만 몰두했던 관광 업계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존폐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자생적 회복 탄력성 화보가 시급하다는 것을 정부가 인지하면서 정책의 기조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주요 연구목적도 포스트 코로나 시국에 대비하면서 회복 효과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조직 구조와 지원 체계를 개선하는데 두고 있다. 게다가 지역 내외적으로 DMO가 취해야 하는 여러 섹터들과의 협업 구도1)에 관한 부분도 세밀하게 살펴, 국가 단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업계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계획도 안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수집된 DMO 및 다양한 관광 섹터의 의견과 현황정보는 내각의 장·차관급에 보고되어 실질적 정책 입안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지원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허브 런칭 및 웨비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비짓브리튼과 비짓잉글랜드는 다양한 정보지원 사업을 통해 업계의 회복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이 바로 공식 웹페이지 상에 마련된 ‘영국 비즈니스 어드바이스 허브(England Business Advice Hub)’와 웨비나 프로그램이다. 비즈니스 어드바이스 허브에서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MICE 업계에 제공되는 각종 혜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지원 내역도 날짜별로 게시하여 관광MICE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신속하게 확인할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각 섹터(호텔, 레스토랑, 문화유적지, 행사장) 및 상황에 따른 행동 지침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여 정보의 불균형을 최소화하였다. 나름의 방향을 찾아 회복력을 확보한 성공 사례를 공유하여 새로운 시도와 지원책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비즈니스 회복 웨비나(Business Recovery Webinar) 프로그램은 산업의 회복을 핵심 주제로 하여 잠재 수요를 실제 예약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 및 마케팅 채널에 관한 분석, 영국 관광에 관한 외래객의 심리적 인식 및 회복 신호에 관한 조사 결과 등을 공유하며 미래 대응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서 기능하도록 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여 미래 관광 수요 예측 조사
연구조사 활동에 방점을 두고 있는 영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 조사도 시행하고 있다. 영국관광청이 주도하여 격주 단위로 진행되는 ‘코로나19 소비자 현황조사(COVID-19 Consumer Tracker)’ 조사와 ‘2021년 관광 수요조사(Tourism forecast)’가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소비자 현황조사는 비짓잉글랜드, 비짓스코틀랜드, 비짓웨일즈 등 지역 주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영국 남동부, 북부, 서부의 국민 관광 수요 현황을 파악하여 국가 전반의 상황을 데이터화한 자료다. 세부 조사항목은 여행 활동 및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인식, 위험 및 정상화에 관한 소비자 인식, 여행 활동을 저해하는 대표적 요소, 여행 활동에 관한 신뢰도 지수를 비롯하여 관련 활동의 잠재적 수요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반의 현황을 조명하는 관광 수요 예측의 경우 2021년도의 국내외 인바운드 수요를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회복 시나리오를 제시하여 업계가 시의적절하게 정상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현재는 정확한 수요 예측이 어려운 시점이다. 영국 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조사 활동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하여 비짓브리튼은 “매일같이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요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실시간에 가까운 현황 파악을 토대로 근시안적으로라도 앞날을 추정하며 적정 회복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계획 ③] 외래객 대상으로 안전 관광 홍보 및 캠페인 실시
영국이 관광·MICE산업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또 다른 주력 사업은 홍보마케팅 활동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영국 MICE산업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안전 행사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들의 홍보·마케팅 콘텐츠에 따르면, 현재 영국은 ‘안전한 업장(We’re Good to Go)’ 인증제도를 시행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정부 지침에 따라 관리되고 있는 업체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4월부터 허용될 야외 대면 행사의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테마별 유니크베뉴 및 장소에 관한 일련의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현황을 지역별로 정리하여 제공하고 있다. 영국면세점포럼(UK Travel Retail Forum)과 공항운영자협회(Airport Operators Association), 국제항공사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영국항공(Airlines UK), 영국 브리티시주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트래블 세이프(Travel Safe)’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는 외래객을 대상으로 영국 관광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한 사례로 의의를 남겼다.
[계획 ④] 국제 관광·MICE 교역을 위한 B2B 플랫폼 런칭
영국은 최근 국제 관광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신규 웹사이트(www.trade.visitbritain.com)를 런칭하였다.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점은 향후 시장 정상화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신규 웹사이트는 영국의 인바운드 관광 수요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국의 코로나19 확산 현황에 관한 정보는 물론 안전 관광에 관한 신뢰도 지수를 높이기 위한 안전성 인증 제도 및 관련 캠페인에 관한 내용, 관광 비즈니스를 교류할 수 있는 행사 일정 등을 제공하며 원스톱 B2B 플랫폼을 표방한다. 이 같은 마케팅 사업은 비짓잉글랜드(Visit England)가 추진하고 있는 ‘영국관광교류(Tourism Exchange Great Britain, 이하 TXGB)’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다.
TXGB는 비짓잉글랜드가 주축이 되고 영국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전문 기업 레인메이커(Rainmaker)와 호주의 온라인 관광 예약 서비스 전문 기업 V3가 협업하여 시행되었으며, 영국 내 관광 및 관련 비즈니스 공급자와 해외 고객 또는 에이전트와의 매칭, 이들 간의 거래 성과 촉진을 위한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전부터 국제 관광 비즈니스의 교역 활성화에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영국 정부는 이번 서비스 플랫폼 구축의 중점 가치를 데이터 확보 및 분석에 두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기술활용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장의 니즈 파악과 상품 개발, 마케팅 채널 활용 및 정보 교류는 관광 분야의 B2B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필수적이며, 코로나로부터의 회복력 확보와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 될 것이라는 데에 의미를 둔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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