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봉쇄조치로 큰 위기 모면했지만…국제회의 개최성과 “절반으로 뚝”
호주는 2020년 9월 이후로 확진자가 일일 기준 20명 내외를 웃돌며 다소 안정적인 방역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4일 호주와 뉴질랜드는 자가 격리와 별도의 백신 접종 없이 14일간 여행이 가능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1)협약을 맺은 바 있다. 트래블 버블 협약이 맺어진 이후 뉴질랜드 입국자는 3월(11,757명) 대비 5월에 약 7배(91,453명) 이상 증가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7월 트래블 버블 협약을 중단시켰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적 변화 속에서 시드니와 캔버라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 이하 NSW) 주정부는 이벤트 산업 성장을 위한 중장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단발적으로 개최되는 이벤트 프로그램보다 지역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미팅, 컨벤션, 전시회 등 유치 및 개최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2019-2020년까지 49개의 글로벌 행사와 약 20만 명의 숙박 관광객을 유치해 167백만 달러(한화 14억 원)의 직접적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시대 2018-2019년 유치한 88개의 행사에 여전히 못 미치는 성과다. 지난해에 관한 소회로 BESydney 사무국장 린 루이스-스미스(Lyn Lewis-Smith)는 “글로벌 모든 국가들이 그러했듯이 지난 2020년 BESydney도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스주 MICE산업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지금까지 관찰된 변화와 새로운 도전 등을 토대로 2021년에는 실질적 회복의 시그널을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혁신의 씨앗도 유의미한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시장부터 다지며 단계적 회복…글로벌 시장 정상화 대비
시드니도 내수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BESydney는 국내 비즈니스 이벤트를 지원하는 ‘킥스타트(Kickstar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지원하는 550만 달러(한화 약 63억 원) 상당의 기금으로 국내 비즈니스 이벤트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 킥스타트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은 지역(국내)에서 개최되는 중소규모 행사를 대상으로 하며, 참가자 규모에 따라 지원금이 산정된다. 행사 당 제공되는 최대 지원금은 참가자 규모별로 45,000달러(한화 약 5,154만 원)에서 90,000달러(한화 약 1억 원) 수준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기본적 운영 목적이 국내행사의 개최 활성화인 만큼, 지원항목도 행사 홍보나 마케팅과 같은 부수적 서비스보다는 회의실 임대료, 케이터링, AV
장비 임대료 등 행사 개최에 필요한 항목에 실질적으로 지원되는 형태다. BESydney는 이번 지원제도를 통해 침체된 내수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국제시장 정상화에 대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루이스-스미스 국장은 “올해 새롭게 시도되는 킥스타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에 관한 신뢰도를 회복하고, 향후 대면 행사의 조기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새로운 지원책을 통해 시드니는 최근 800명이 참가하는 호주로열컬리지병리학컨퍼런스(Royal College of Pathologists of Australasia) 유치에 성공한 바 있으며, 2026년까지 80여 건의 MICE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트렌드 ① MICE산업 저변 확대로 향하는 길…비즈니스 레거시에서 찾는다
루이스-스미스 국장은 “최근 컨벤션뷰로들이 경험하고 있는 역할과 기능의 변화, 그 중심에는 레거시(Legacy)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이벤트에 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며, 실질적 개최성과에 초점을 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킨 계기로 루이스-스미스 국장은 대면 행사의 하이브리드화를 꼽았다. 그는 “사실 10년 전부터 IMEX에서는 가상행사 또는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하여 논의하고는 했다”면서 “당시에는 그저 공상과학처럼 여기는 수준에 그쳤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상상만 하던 행사 방식이 실제로 보편화되면서 급격한 변화와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MICE산업의 가치 모델을 현 상황에 그대로 답습할 경우 MICE산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못한 것이사실이다. 방문객 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가상행사의 활성화로 인하여 지역 간 이동이 크게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루이스-스미스 국장은 “비즈니스 이벤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하여 행사의 형태만 달라졌을 뿐, 행사가 갖는 2)브레인 파워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비즈니스 이벤트를 통해 창출될 수 있는 다각적인 가치와 효과에 집중하고 이를 관리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성과체계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의 중요성과 행사가 가지는 가치를 널리 알리고, MICE산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다각적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컨벤션뷰로 핵심 기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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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② 콘텐츠 마케팅으로 겨루는 국제회의 유치경쟁
MICE 행사의 비즈니스 레거시가 본격적으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의 초점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병 전까지는 국제회의 산업이 환대 서비스에 근간을 두고 있었으므로, 행사 개최하기에 용이한 환경과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경쟁우위를 갖는 구조였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물리적 이동이 수반되는 관광보다는 지역 산업경제에 관한 콘텐츠에 주최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루이스-스미스 사무국장은 내다봤다. 그는 “온라인 행사로 정보습득의 목적을 달성한 참가자들은 물리적 이동을 최소화 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이들을 사로잡을 잡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인플루언서와의 네트워킹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지역이 보유한 산업 인프라를 체험하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또는 인플루언서)와의 대면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느냐를 두고 행사 주최자가 움직일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컨벤션뷰로는 국제 행사 개최를 위해 지역 산업계와의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산업 인프라에 대한 표면적 이해를 넘어서 준전문가 수준으로 지역의 주력 산업계와 소통하며 마케팅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렌드 ③ 파트너십도 확대된다…“고객여정(Customer journey) 분석은 필수”
컨벤션뷰로의 지역 유관 업계와의 파트너십도 범위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안전행사에 관한 수요가 늘고, 미팅테크놀로지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존의 호텔, 컨벤션센터, 또는 여행사를 필두로한 컨벤션뷰로 파트너십 관계가 기술업체와 안전보건 분야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루이스-스미스 사무국장은 “지금도 그러하듯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행사 주최자와 참가자의 수요가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질 것”이라며 “그만큼 행사에 필요로하는 서비스와 품목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컨벤션뷰로는 지금부터 파트너십 다각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루이스-스미스 사무국장은 덧붙였다. 파트너십을 효과적으로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여정 분석이 기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루이스-스미스 사무국장은 “단순히 온라인 행사 수요가 증가했으니 기술 관련 업체와의 파트너십만 고민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접근”이라며 “최근 관찰되는 참가자의 행사 여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들의 새로운 니즈를 파악하는 과정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자료 참조] BESydney 공식 보도자료(The new value we can add to face-to-face meetni gs), 2020년 10월
Conferences Catalysts for thriving economics, 2020년
1)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방역 우수 지역 간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두 국가 간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다. 필수 격리조치 해제 등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한다.
2) 지식·정보 교류를 지원하는 기능으로 산업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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