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6, 뉴스, 유럽, 커버스토리, 트렌드

영국-미래를 열어줄 데이터와 인력의 힘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에 경영 위기로 고전하는 영국 MICE 업계 

영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전파된 계기는 2020년 1월 영국 북부 도시 요크(York)를 방문한 중국 유학생으로부터다. 이후 확산과 소강을 거듭한 끝에 2021년 1월 기준 일일 최고 사망자 수는 약 1,300명에 이르렀다. 영국 코로나19 치사율(2.7%)은 브라질(2.8%)과 유사한 수치로 영국 내 바이러스의 지속적 확산은 공공의료 시설 수용의 한계와 뒤늦은 정부의 대응 때문이라고 BBC가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영국 MICE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영국 정부가 시행한 이벤트 산업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대비 2020년 이벤트 산업 수익률은 69%에 못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코로나19와 공존을 선언한 영국은 2021년 5월 이벤트 개최 시설을 재오픈했지만, 전체 시설의 32%는 행사를 한 건도 개최하지 못하였고, 그나마 1건이라도 개최한 곳은 17%였으며, 10건을 개최한 시설은 고작 9%였다. 직원수 1-25명 수준인 소규모 회의시설과 MICE 관련 중소기업의 경우 응답업체 중 34%가 재정적 위기를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거듭된 실험과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아끼지 말아야”
영국관광국(British Tourist Authority, 이하 BTA)은 매출 급감(2020년 기준 인바운드 시장 80% 감소, 국내관광 62% 하락)을 호소하는 자국 관광산업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회복계획(Build Back Better)’을 내놓으며 무조건적 거리두기보다는 그간 발길이 뜸했던 지역을 위주로 홍보하며 관광객을 분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 비즈니스의 조기 가동을 지원하는 등 업계 활동 활성화를 실질적으로 보조하고자 했다. 아울러 관광·MICE산업 종사자들의 경력 단절을 우려하며 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지원책도 내놓았다. 리버풀을 시작으로 방역 체계 하의 대면 행사의 안전성을 입증하고자 파일럿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영국의 도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완벽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은 까닭에 영국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린 속도로 산업 회복 단계를밟아가고 있다. 영국 관광국장 패트릭 매클로플린(Patrick McLoughlin CH)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국 관광·MICE 업계 종사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개인의 역량과 전문인력으로서의 스킬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면서 “업계가 위기 극복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시장의 소리를 경청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BTA에 닥친 코로나19와 탈EU 위기…“지속가능한 회복 전략 고민 필요”

비짓브리튼/비짓잉글랜드(Visit Britain/Visit
England-영국관광청 소속 기관으로 BTA로 통칭
함)의 이사장 샐리 밸컴(Sally Balcombe)은 지난해 BTA에 들이닥친 주요 위기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자국 DMO의 줄파산 사태와 쇼핑 관광 매출의 급감세, 탈EU로 인한 교역장벽 등을 꼽았다. 그는 “관광업계 중소기업과 DMO의 회복을 위해1) 3개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영국 쇼핑관광의 주요 고객인 독일과 프랑스 방문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쇼핑관광 관련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었고, 탈유럽 행보도 이에 한몫하고 있으므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요인으로 인하여 영국 관광업계가 전면 동결된 가운데, 그중에서도 MICE 분야의 피해는 더 심각했다. 비즈니스 이벤트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붙인 BTA는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하여 도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직접 가상행사를 지원하거나 대면행사 정상화를 촉진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며 기관의 비즈니스 전환을 시도했다.

역할과 기능 재점검에 나선 BTA… “우리의 역할에 관광·MICE산업 미래 달렸다”
이처럼 급격한 사업 형태의 변화를 경험한 BTA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우선 과제를 설정했다.

밸컴 이사장은 ‘2020/21년 영국관광청 연간 운영보고서(British Tourist Authority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20/21)’를 통해 “BTA는 2021년 영국 관광·MICE산업의 실제적 회복을 달성해야 한다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며 “2020년 글로벌 위기를 겪으면서 관광산업 지원기구로서의 우리 역할과 기능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렌드 ① 현장의 소리 반영된 정책 수립 지원
지난해 BTA는 기관의 최우선 과제로 중앙정부와 업계 간의 소통창구 역할을 설정했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만연할수록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업계의 실질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간의 연구 및 업황 조사 노하우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업계의 피해 현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모아 산업 회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낼 협의체(Tourism Industry Response Group, 이하 TIER)를 구성하여 시장의 실질적 의견 개진을 지원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바탕으로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 관광·MICE산업의 중요성을 정부에 알려 내무부 소관 ‘2025년 영국 미래 발전전략(Home Office’s 2025 Border Strategy Review)’에 관광·MICE산업 육성 관련 계획을 포함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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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② 내수시장 활성화 및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 추진
BTA도 국내 관광·MICE 활성화와 디지털 전환에 미래 가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차순위 핵심과제로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한 다각적 지원정책과 관광·MICE산업의 디지털화 지원사업을 설정했다. BTA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영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관광·MICE 분야 중소기업을 위한 구제기금을 지원하면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Escape the Everyday)’ 캠페인을 추진, 비대면 기반 멀티채널 마케팅으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였다.
중장기적 업계 발전을 위한 행보로 추진되는 디지털 전환 사업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근 많은 국가들이 도시 답사와 대면 미팅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고자. 도시의 특색을 담은 버추얼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영국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어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을 위한 가상 전시회 ‘밋GB-밋잉글랜드(MeetGB-MeetEngland)’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이벤트 유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상 전시회에서는 행사 개최에 필요한 영국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BTA 직원들과 1:1 화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다. BTA 관계자는 “밋GB/밋잉글랜드 가상 전시회를 활용하여 2020년 6월 이틀간 가상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당시 1,200건의 1:1 미팅이 연결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며 “올해도 구축된 가상공간을 활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 ③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내부직원의 안녕을 살피다
BTA는 관광·MICE산업의 회복을 견인할 핵심 열쇠를 찾고자 조직 내부로 눈을 돌렸다. 전담기구로서의 내부 역량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인적자원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앞서 언급된 추진과제도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시장 활성화나 중소기업 지원 등 외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보편적 트렌드와는 사뭇 색다른 행보다. 전담조직 경영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각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BTA가 추진하고 있는 세부과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떠오른 최신 경영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자료 참조] British Tourist Authority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20/21, 2021년 3월


1) 디스커버 잉글랜드 펀드(Discover England Fund), DMO 업종 회복지원금(Destination Management Resilience Scheme), 마케팅 펀드(Marketing 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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