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6, 기술, 미팅·컨벤션, 전략, 행사

2021 디지털 마케팅 서밋

마케팅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나누던 시대
가 막을 내리고 이 둘을 융합한 옴니 채널(Omni-channel)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마케팅은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활동기반 비즈니스가 전면 동결되자 디지털 마케팅은 그야말로 숨 쉬듯 해야 하는, 생존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축소된 오프라인 세일즈와 마케팅 활동을 보완하는 동시에 유의미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하여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를 도모할 수 있으니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제는 디지털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옴니채널에서의 성공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번 디지털 마케팅 서밋(Digital Marketing Summit 2021, 이하 DMS 2021)과 Z-Commerce 컨퍼런스에서 찾은 필승법은 바로 ‘진정성’과 ‘신뢰성’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효과적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은 새로운 수단일 뿐 궁극적으로는 휴먼터치(Human touch)가 필요하다는 것. DMS 2021은 ①디지털 마케팅에서의 AI활용 전략과 빅데이터 관리법, ②몸집을 키우고 있는 이커머스 채널, ③미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 등을 최신 트렌드로 꼽으며 진정성 있는 마케팅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였다.

DMS 2021, 무엇을 준비했나?…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
이번 DMS 2021는 코로나19 혼돈을 극복할
마케팅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주는 글로벌 마케팅 컨퍼런스로 꾸며졌다. 지난 4월 13일~1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제 6회 DMS는 지난해 콘텐츠 마케팅 서밋(Contents Marketing Summit, 이하 CMS)에 이어 하이브리드 행사로 진행되었다. DMS 2021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시장 그 자체를 조명하였다. 여행·관광 등 대면활동을 기반한 문화레저 품목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는 대신 명품 같은 사치재의 소비가 폭발하고 고급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 온라인 채널이 갖는 중요성과 의미의 판도가 달라진 점, Z세대라는 새로운 수요고객의 등장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었다.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전하기 위해 이번 DMS 2021에는 버거킹의 CMO인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가 ‘사업을 성장시킬 5가지 창의성 법칙’을 주제로 키노트 세션을 진행했으며 필립 코틀러 박사의 신간 ‘마케팅 5.0(Marketing 5.0)’의 공동 저자인 이완 세티아완(Iwan Setiawan)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DMS 행사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DMK의 박세정 대표는 “이번 DMS 2021은 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브랜드 마케팅과 융합하는 현대 마케팅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시간” 이라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마케터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 DMS인가?…“급변하는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행사로 가치 상승”
이번에도 DMS는 최신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보는 알찬 시간으로 꾸며졌다. DMS의 가치는 언제나 연사에 있었다. 현업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사로서 무대에 올라, 그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대기업 담당자는 물론이고, 온라인에서 활약하는 크리에이터까지 초청의 범위도 넓었다. 게다가 시장 변화와 흐름을 겨냥한 아젠다 설정도 행사 가치에 한몫을 더한다. 이번에는 ‘팬데믹 속 마케팅 전략과 데이터와 기술의 활용방안’을 대주제로 데이터의 가치와 활용법, 다각적으로 분석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관한 전문가 분석, 플랫폼의 기능 및 역할과 활용전략 등 마케터들이 고민할 법한 이슈들을 한 곳에 아우르며, DMS에서만 접할 수 있는 가치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행사의 위상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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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로벌 경제시장을 주도할 Z세대가 온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Z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두터운 인구층이므로, 오래지 않아 최대 경제력과 소비파워를 지닐 것이란 예상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소비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인 Z세대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A)에 따르면, Z세대의 경제력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다. 10년 후 이들의 경제력은 지금보다 5배 늘어난 3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BoA의 글로벌투자전략책임자인 하임 이스라엘(Haim Israel)은 “Z세대는 모든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세력이 될 수 있다”며 “미래 고객인 Z세대를 잘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Z세대의 6가지 특징
Z세대 플래닛(GEN Z Planet)의 설립자인 하나 벤-셰밧(Hana Ben-Shabat)은 DMS 2021에서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보았다. 그는 “이미 우리는 밀레니얼 세대를 잘 이해하지 못해 실수를 범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제는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MZ세대와 호흡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셰밧이 언급한 Z세대의 6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특징은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인플루언서도 진정성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만큼, Z세대는 진정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두 번째 특징은 개인화(individuality)로, Z세대는 그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행위와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 번째 특징은 포용성(inclusivity)이다. 이들은 문화, 젠더, 인종 등에 대한 포용성과 다양성을 중시한다. 네 번째 특징은 행동주의(activism)이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침묵하는 세계 각국 정상들을 향해 큰 소리로 비판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다섯 번째 특징은 책임(responsibility)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한다. 또 Z세대는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사회경제학적 변화를 자주 겪은 세대로 보수적인 구매성향을 가지고 있다. 소득 및 부의 불평등함을 느껴 저축과 투자를 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 마지막 특징은 옴니(IRL(In Real Life)+URL)이다. 이들에게 온·오프라인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을 하나의 리테일로 여기며 두 형태 모두 중요시여기고 있다.

 

소통과 공정성, 투명성을 중시하는 Z세대에게 사회적 메시지와 책임경영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Z세대는 공공의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필란스로키즈(philanthrokids)’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필란스로피(philanthropy·자선)와 키즈(kids·아이들)의 합성어로 ‘공공의 선을 위해 행동하는 젊은 세대’라는 뜻이다. 이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테러나 녹아내리는 남극 빙하와 같은 문제를 ‘자신의 일’처럼 여긴다. 가만히 있다간 우리 모두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절박함’과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Z세대를 필란스로키즈로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친환경 MICE 행사에 관한 중요성이 커지는 것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게다가 인력시장 내 공정성도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미국의 회의산업의 경우는 연사와 회의기획자 등 MICE산업의 다양성(성비·인종)을 점검하여 암암리에 관행처럼 이어져 온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사 기획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단의 그래프를 통해 미국 회의산업의 인종 다양성의 비율과 증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많은 노력과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주 계층이 될 Z세대가 지향하는 공정성과 책임감에 발맞춰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국내 MICE 업계는 인식개선을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지,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지 성찰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2. 비대면 시대 속에서 탄생한 자유의 아이콘, 메타버스
사실 메타버스1)는 GMI에서 수차례 다루어왔다. 하지만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메타버스와 MICE산업의 융합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GMI 45호에 ‘MICE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활용 전략’으로 글을 실어주신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는 DMS 2021 둘째 날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메타버스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상(exsistere)”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2018년 출시 후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만 2억 명을 돌파했다. 제페토 전체 서비스 이용자 중 90%가 해외 이용자이고, 80%가 10대이다. 해외 이용자 수에 비해 국내 이용자 수는 미비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해외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자사 카메라 플랫폼인 ‘스노우(SNOW)’에 제페토 필터를 만들어 국내 이용객에게도 자연스러운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유튜버들도 제페토 필터를 사용하여 재미있는 콘텐츠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점차 유명세를 끌고 있다.

 

3. SNS 시장에서 영향력 키워가는 ‘가상 인플루언서’

메타버스의 등장에 새롭게 떠오른 콘텐츠도 있다. 바로 가상 인플루언서다. 가상 인플루언서란 기업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디지털 이미지 혹은 실물 로봇의 형태로 만들어져 SNS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상의 인물을 뜻한다. 이들은 가상과 현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게 특징이다. 유튜브 통계전문 분석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슈퍼챗2) 순위 중 상위 5위는 사람이 아닌 ‘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가 차지했다. 대부분의 상위권 슈퍼챗 채널들은 한화로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브러드(Brud)에서 제작한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만 명을 보유하였으며, 지난해 130억 원의 수익을 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리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있다. DMS의 ‘마케팅트렌드2021 Part1: 마케팅과 기술의 융합(AI, Data, AR, Metaverse)’ 세션에 연사로 참여한 디오비스튜디오의 오제욱 대표는 대표적인 가상 인플루언서인 ‘루이’를 만들었다. 루이는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에 등장하는 버추얼 유튜버다. 루이는 디오비스튜디오의 자체 개발 동영상 얼굴 합성 기술인 디오비엔진으로 제작하여, 여러 사람의 얼굴을 한 데 모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가상인물로 탄생됐다. 올해 4월 루이는 한국관광공사의 글로벌 SNS 기자단 명예홍보 대사로 위촉되어 기자단 홍보영상을 게시하기도 했고, 인천스마트관광도시 등 다양한 한국 매력을 알리는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DMS 2021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디지털과 인간의 융합이다. 근본적으로 휴먼터치 기반인 MICE산업은 최근 1-2년간 급속도로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을 받아들였다. 속도가 빨랐던 만큼, 방향이 모호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모든 가상 행사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보완과 개발이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마케팅 5.0(Marketing 5.0)’의 공동 저자인 이완 세티아완(Iwan Setiawan)이 언급한 ‘디지털화의 딜레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화를 이루면 경제적 파급효과와 스마트한 삶, 수명연장 등 여러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일자리 감소, 보안, 디지털 스트레스, 공감력 저하 등의 부정적인 면도 공존한다. MICE 업계도 휴먼터치 기반이었던 시절을 되새기며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차근차근 디지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기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비구조적 아웃라이어 데이터를 위해 사람이 필요한 것처럼, 앞으로 휴먼터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리라 예상해 본다. 이번 DMS 2021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들이 진정성을 중요시하고 사람과 똑같은 가상인물에 흥미로워하는 상황을 보며,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그 속에서 인간을 찾고, 인간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MICE산업이 품고 있는 고유한 가치를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된다.

 

 


1) 메타버스는 각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어울리는 디지털 세상을 의미한다.
2) 슈퍼챗은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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