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1 P4G 서울 정상 회의(2021 서울 녹색미래 정상 회의, 이하 P4G 서울 정상 회의)가 개최되었다. P4G 서울 정상 회의는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최초의 비대면 정상 회의로, 정상 회의장과 세션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조성되고 모든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동시 진행되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회의로 준비되었다. 프로그램 형식에 맞는 회의장 조성부터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 온·오프라인 참가형태에 따른 적정 서비스 제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 정립과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 기획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다.
한국형 국제행사-P4G다운, 환경행사 다운 행사로 세계와 소통
P4G 행사는 미래 지구환경을 위해 전 세계의 정부,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 등 모두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고 대안을 찾아서 이행을 촉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행사이다. P4G 다운 행사,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서 개회식장은 최소한의 인공적 설치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으로 유지하고 모든 콘텐츠를 기술을 동원해 구현하였다. 인위적인 세트를 만들고 부수는 데는 더 많은 탄소와 폐자재가 생산된다는 점에서 영상과 가상현실 기술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했다. 실시간 트래킹 증강현실(Live Tracking AR) 등 우리나라의 ICT 기술을 총망라하여 가장 환경행사다운 행사를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PCO는 이상을 기획하는 IDEALIST가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내는 MAKER
기획 과정에서는 독창적 아이디어와 행사 특성에 맞는 기획이 중요하지만 이는 모두 현실 가능성에 바탕을 둔 제안이어야 한다. PCO는 행사를 준비하기에 앞서 행사 목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획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리드하며 끊임없이 기획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수 있게 만들어 내야 하는 메이커(make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P4G정상 회의의 본 행사인 화상정상 회의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대한민국이 주최하는 비대면 정상회의이니 만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원만하게 운영되어야 하고, 우리나라가 주최국(Host)으로서 준비한 행사이니 만큼 운영적 측면에서도 여타 정상 회의와는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었던 화상 정상 회의의 시스템 사양에서부터 운영방식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분석하여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였고, 실제 운영 중 발생한 문제 상황에 대해서는 기술 전문가와의 인터뷰, 기술적 분석을 통해 우리 행사를 위한 비상 대응 시나리오를 정리하기도 하였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한 것이 보안성과 안전성이었다.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오프라인의 다자간 정상 회의에서 정상의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가 중요하듯이, 비대면 화상회의에서는 네트워크 보안이 최우선 과제라 생각하였다. 또한 팬데믹 이후 수많은 화상회의 시스템에서 폭발적인 사용량 증가와 국가별 네트워크 환경 등으로 인해서 트래픽 문제, 통신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문제 해결도 필수 과제로 인식하였다. 이를 위해 서버와 통신망을 별도로 구축하여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에 대한 준비도 하였다. 또한 구축된 서버 환경에 맞는 회의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여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정상들을 화면상에서 다양하게 연출함으로써 TV로 시청하는 국민들과 상대국들에게도 다양한 연출 화면을 제공하게 하였다. 거기에 국가 간 기기 접속 불량 등 호환성에 연계된 예측될 수 있는 불안정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국가별 테스트를 통신환경에 맞추어서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5월 31일 100여 분간 진행된 P4G 서울 정상 회의 정상 토론 세션은 단 1초의 끊김 없는 안정적인 행사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 비대면 화상회의, 대한민국이 하면 다르다
비대면 정상 회의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기술과 연계된 내용이다 보니, 정확한 정보를 우리 기술진과 확인하고 이를 상대측 기술진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받아야 하는 정보의 양도 방대하고 구체적이고 보안성을 유지해야 하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관리 시스템도 구축을 했다.
참여자들이 마치 하나의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상대국에게 다양한 송출 장비 옵션(코덱이나 PC 활용 등)을 제공함으로써 편리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모든 정상 회의 내용이 생방송으로 전면 공개되는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화상회의장 현장에서의 다양한 기획ㆍ연출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현장의 모든 화면의 구성이 다양한 각도에서 노출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과 상대국에서는 프로그램 진행과정에 따라 변화하는 현장의 모습을 보면서 더 몰입도 높게 회의에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P4G 서울 정상 회의 결과물인 서울선언문 채택에는 증강현실(AR) 기술 영상을 활용하여 서울 선언문 채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하였다.
새로운 기술 영역, 명확한 이해와 정확한 설명이 가능한 기술 설명가, PCO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전에서 PCO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과물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쉽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실제 구현되는 과정이 안전하고 보안성이 높다는 것을 구체적인 근거를 통한 시뮬레이션으로 제시하여 신뢰할 수 있는 계획으로 이해될 수 있게 해야 한다.
2020년 진행된 대부분의 정상 회의는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한 경우가 다수였으나, P4G 정상 회의에서는 회의를 주재하는 동안 자국ㆍ타국의 접속 상황과 과정을 직접적으로 컨트롤하고 그 내용을 상대국으로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가 시스템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서버 장비부터 가장 호환이 잘 되는 코덱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준비과정과 결정의 시간들이 계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PCO로서 우리의 역할은 단순한 구매대행자도 아니고 기술 구현의 구체적 결과를 내는 프로그래머도 아닌 기술 설명 통역가와도 같았다. 구매 품목 리스트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물품 하나하나가 화상회의로 운영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기존 행사의 틀에 맞추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화상회의의 특성상 주최국의 준비과정이 아무리 철저하다 하더라도 함께 회의에 참여하는 상대 국가가 정확히 이해하고 사전 조율 및 함께 준비하지 않는다면 완벽한 진행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사전 단계에서 시스템, 네트워크 접속, 화상회의 운영 리허설 등 단계별로 수차례의 상대국과의 테스트, 리허설을 통해 상대국이 우리의 기술적 특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게 하고 접속 과정에서부터 현장 진행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게 지원하였다. 새로운 기술을 MICE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PCO는 그 특유의 집요함과 끈기로 새로운 영역을 분석하고 이해하여 구체적 운영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이를 정확하게 주최측과 참여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의 해석 능력이 요구되고 최종적 구현 결과에 대한 예측 능력을 발휘하여 상대에게 이를 정확히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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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시대와 뉴노멀 시대, PCO의 역할의 변화
최근 우리는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투표를 하고, 로봇을 통해 안내를 하는 등 새로운 기술의 일면을 행사에 부분적으로 적용시키거나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몇 해 지나지 않아 우리는 회의를 준비하는 일상적 과정에서도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홀로그램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해외의 연사를 생생하게 현장에 모시고 와서 강연을 준비하는 크나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MICE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기술은 더 이상 조금 더 나은 운영을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 아닌 회의(미팅) 진행에 있어 기본 수단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속에서 여러 가지 기술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연구하고 회의에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연결지점에서 그 역할을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다. MICE 업계로 대변되는 수많은 파트너사들의 고전적 역할에 새로운 기술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PCO는 다방면의 기술을 연결시키고 사용자들을 이해시키는 설명가의 역할을 하는 등 확장된 연결자가 되어야 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프로그램에 접목하여 새로운 형식의 회의를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기획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었고, 생각의 전환이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기존의 국제행사에서 PCO가 대면적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로지스틱적 측면에 집중하여 운영을 대행했던 형식에서 한발 나아가 비대면의 형태와 기술 융합의 신규 서비스를 접목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서비스 영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할 변화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MICE산업구조의 변화는 PCO의 역할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MICE산업구조가 변화한다는 것은 이 산업의 핵심적 역할자인 PCO 개인의 자질 개발과 기업의 체질 개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MICE 전문 인력들이 기획가이자 연결자, 기술 설명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고 트렌드 이해, 융합적 사고가 가능해야 한다. 포맷화된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정형화된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자기계발과 트렌드 공유를 위한 실무자급 세미나, 워크숍, 사례연구 등을 통해 기획력을 키울 수 있는 저력이 키워져야 할 것이다.
정확히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마케터로서, 기술 설명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술 구현 파트너사와의 접점을 높이고 기술 구현의 방식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시험하는 다양한 과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정확히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여 오차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면회의에 비해 비대면 회의(하이브리드 회의 포함)는 기술의 구현, 확장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전기, 통신망, 송출시스템 등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가상 행사장 플랫폼과 같은 가상현실에서의 행사장 매니지먼트를 병행해서 수행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하나로 모아지면 온오프라인의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매니저이자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의 조정자 역할을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진정한 미래형 PM이라 불리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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