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로 전환되면서 많은 국가의 MICE가 다시 대면으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IMEX는 아직까지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체 해외 언론에서 대면으로의 복귀에 대한 감회와 의미를 다루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역시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얼굴을 보고 직접 만나야 의사소통이 더 잘되고, 실제 성과를 만드는 미팅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대전에서 개최된 (사)한국MICE협회의 MICE 페스티벌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사)한국MICE관광학회, 한국무역전시학회, 한국이벤트산업학회의 공동학술대회와 수원 MICE정책포럼도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면서 많은 분들이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나누었다. 49호 기사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메타버스, 비대면 MICE 기술도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직접 만나는 행사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키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은 하이브리드 형태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동시개최 행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많은 국제회의기획업체들은 오늘도 2가지 버전의 행사를 동시에 준비하고 운영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2개의 행사를 치루는 상황이 오다 보니 직원들은 번아웃이 오고, 기존 오프라인 행사 중심에 익숙한 일부 직원은 지금의 변화된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투자나 협업 등을 통해 나름의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업체는 기술업체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지출비는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력은 분산되고, 신규 채용을 공지하더라도 신입직원으로 지원하는 젊은 세대는 기존의 국제회의 기획 직무보다는 플랫폼, 디지털, SNS 등의 이름이 붙은 직무를 선호하고 있다. 이번 호의 Special Report에서도 HR 문제를 다루고 있듯이 현재 국내외 MICE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행사 하나만 운영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온라인, 오프라인을 다 기획하고, 현장 참가자도 모집하고, 온라인 참가자도 모집해야하는 업무의 가중이 종사자들로 하여금 퇴사를 유도하고, 신입직의 기피를 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주말근무, 적은 급여 이런 부분은 사실 코로나 전에도 문제시 되는 부분으로 가뜩이나 MZ세대들이 싫어하는 요소인데, 이제는 새로운 업무가 더 늘어난 것이다. 더구나 이 새로운 업무는 내가 의지를 갖고 새롭게 배워야 하는 영역인데다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선배도 회사에 많지 않은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신규 영역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기존 MICE 관련 교육은 기획과 운영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만들어졌고, 이제까지의 기술이라고는 홈페이지 개설, 온라인 등록프로그램 운영 정도였지만, 이제는 플랫폼, 빅데이터, 가상현실, NFT 등 기존의 커리큘럼으로 커버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어졌다. 정규 대학과정에서 공대 수업을 활용해서 복수전공, 융합전공 등을 실시한다해도, 교육의 목표가 다르고, 또 새로운 기술을 공대 교수님들 조차 세세하게 업데이트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MICE산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교육부의 대학운영 지침은 대폭 변화되어야만 한다.
향후 5년 안에 국내 컨벤션센터는 약 25만 평방미터의 전문시설 확장이 계획되어 있고, 한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은 어느 시기보다 호재이고, 얼마 전 서울이 2021년 국제회의 개최건수 세계 2위를 한 성적이 이제는 더 이상 놀라운 성적도 아닌 상황으로 국제회의 유치 경쟁력에 장밋빛 전망이 보이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데 노 저을 사람이 없다면 배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