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날 MICE산업의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총체적인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벤트 산업에 대한 법안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팬데믹 동안 다른 주류 산업만큼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관련 법안이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현재 마이스협회가 국제회의법에 입각하여 연간 25~30억 원의 지원을 받는 등 협회 운영과 함께 다양한 지원 활동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찾아온 사회의 전반의 위기와 함께 MICE산업의 전체 매출 70%가 고꾸라지고, 기업 대다수에서는 수익이 창출되지 못하였으며 업계 인력난이 더욱 가중되는 등 예상치 못한 수많은 어려움이 대두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MICE산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는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변화되는 경제 질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관련한 법안 제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두 번째는 이벤트 산업 전반에 난립해 있는 협단체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벤트 분야의 협단체만 해도 약 7개가 넘는 상황이며, 관련한 학회 또한 굉장히 많습니다. 이제는 이런 협단체들이 트라이앵글(Triangle) 구조에 기반해 하나의 조직으로 모임으로써 문체부와의 소통 채널이 되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조합에서는 직접 생산 또는 단체 표준 인증 등의 수익 사업을 선제적으로 정리해 주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즈니스 이벤트’로 업계 용어를 정립 및 통합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비즈니스 이벤트로 가고는 싶지만, 현재로서는 MICE산업 내 주요 기관들의 명칭 통일도 아직 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를 정리하고자 하루 빨리 다양한 캠페인들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한국MICE협회와 이벤트협회, 비즈니스이벤트컨벤션학회 등에서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고자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8월 18일에는 한국MICE협회 20주년 모임을 통해 마이스 산업연합회를 만들고 공동 캠페인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볼 예정입니다.
Q2. 최근 조합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 및 행사가 있다면?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2012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은 중소기업협동조합으로 약 100여 개의 조합사와 전국 1,000여 개 이벤트기획사와 이벤트산업 관련 업체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조합사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지속해서 고민 중입니다.
최근에는 이벤트산업 전 분야의 지원을 확대하고 이벤트산업에 대한 가치인정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 장치를 마련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벤트산업 분야 발전법을 발의하고,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는 중입니다. 이벤트산업발전법이 제정된다면, 주관 부서인 문체부와 함께 연구용역 사업과 협회를 조성하여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욱 많은 활동들을 실천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에 내년 4월, 국회 개원 시 다시 한번 발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는 이벤트산업의 표준화를 제시하는 단체 표준 인증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2019년 2월 제정한 ‘행사서비스’ 단체표준 인증업무로써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조합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매출 30억 이하의 소기업들 대상으로,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단체표준을 인증받은 기업들은 ‘소기업 공동사업제품 우선구매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인 <기타행사기획 및 대행서비스>와 <축제기획 및 대행서비스>를 금액 제한 없이 지명경쟁 또는 제한경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5개사가 교육을 이수 받았고 10월에는 5개사가 교육, 3개사가 컨설팅을 받을 예정입니다.
Q3. 조합 차원에서 추진하고 싶은, 또는 추진 예정인 사업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이벤트산업을 주제로 한 역사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현재까지 국내 이벤트산업의 역사 전체를 다루는 영상과 백서를 제작하고, 업계 내 특정 분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관광과 국제회의, 전시, 이벤트 등 이벤트산업의 모든 분야를 삼위일체 함으로써 산업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아카이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선행된다면, 추후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MICE 관련 학과의 개설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로서는 컨벤션산업과, 문화콘텐츠학과, 전시경영학과, 관광이벤트학과 등 유사한 개념으로 파생된 다양한 전공들이 중구난방으로 편재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부분도 교육부와 함께 정리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Q4. 조합 이사장으로서 이벤트산업 발전을 위한 포부 및 임기 동안의 목표가 있다면?
이사장으로서 이제 1년 반 정도의 임기가 남았으나, 극복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이 남았습니다. 2년 반 전,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의 전체 조합사수는 65개사였고 현재는 약 110개사 정도가 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제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약 150개사 이상의 조합사 확대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남은 임기 동안 법안 제정까지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번 ‘이벤트산업 발전법’을 발의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싶습니다. 2008년, 전시산업 진흥법이 통과 및 제정이 되어 전시산업진흥회가 생겼으나 여전히 이벤트 산업 발전법은 법안의 제정부터 고배를 마시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꾸로 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제는 코로나19 이후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이벤트산업의 어려움을 조명하고, 향후 산업의 보호와 발전을 위한 법률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 목표는 ‘MICE산업 협의회’ 구축을 통해 이벤트산업 관련 업체를 위한 권익대변 역할의 주축을 도맡음으로써, 업계 전반 통합의 과정을 배가시키는 노력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조합에서 지난 2021년, 이벤트산업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이벤트산업계는 40년의 역사와 5천여 개의 회사를 기반으로, 전체 종사자가 약 12만 명에서 15만 명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산업의 규모를 확장하고 저희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끔 노력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Q5. 비즈니스 이벤트산업 발전 차원에서 기업행사 부문 육성에 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현재로서는 국내 비즈니스 이벤트의 개념이 다소 모호하고,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즈니스 이벤트산업은 공공 행사부터 문화행사, 축제 및 엑스포까지 모든 카테고리가 얽혀있으나, 실질적인 핵심은 단 하나, ‘이벤트를 통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현재 공공 행사 대비 기업 행사의 수가 절대 적지 않지만, 명실상부하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발전된 행사가 없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기업행사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최대 70~80%까지도 마진율을 가져갈 수 있지만 기업행사의 경우 현재 10%에도 못 미치는 마진율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비단 기업 생존의 문제뿐 아니라 향후 R&D, 교육 등 투자의 관점에서 산업 성장 촉진을 위해 반드시변 화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업계 내 발생하는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관 단체와 협력하여 정부 부처에 개선 요청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에서도 이벤트 산업의 올바른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 정책간담회 요청, 사전 규격 의견 제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애쓰고 있지만, 발주처와의 입장차이로 인해 이견 조율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개념 확립이 선행되어야 이후 기업행사 부분의 육성도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담론의 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Q6. 이벤트산업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리더십의 의의와 협회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협회 측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의 강구가 필요하겠습니다.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은 2018년도부터 이벤트 산업에 대한 인식개선과 종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이벤트 어워즈(Event Awards)’라는 이름의 시상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21년부터는 조합사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이벤트 어워즈 시상식 1부에 심포지엄도 함께 개최해왔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아직까지도 저희 업계를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산업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고대행사라는 특정한 업계 환경을 사실주의적으로 구현했던 JTBC토일 드라마 ‘대행사’의 흥행처럼, 이제는 MICE산업의 전문가를 주제로 한 드라마의 기획 등을 통해 산업 전반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콘텐츠 발굴 및 홍보 전략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R&D 지원이 필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백탈수(一百脫首)’의 시대입니다. ‘일 년에 100만 명씩 탈(脫)수도권‘을 해야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다는 말처럼, 지역 개발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도시 재생 및 개발이자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이벤트 분야 전문가들의 일조가 더욱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관광 콘텐츠도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투자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최소 5~6개의 메가 이벤트 개발을 위한 R&D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단순한 수익 창출 외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많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한 계획들이 매우 빠르게 추진 및 실행된다고 해도 최소 3년에서 6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견됩니다. 이벤트산업 발전법을 발의하더라도 실제 제정까지 국회의 입법 절차에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각 이해관계자의 이기주의 해결에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3년이 가장 큰 고비겠습니다. 다만, 이제 각자도생으로서는 모두가 힘들다는 것을 인지하고 뭉쳐야 크게 살아나는 이벤트산업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노력을 이어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