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략, 행사

가상 행사의 장기적 가치와 기회

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함에 따라 대면 행사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뚜렷한 회복시점은 여전히 불분명한 실정이다.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오늘날. 많은 협회들은 가상행사를 개최하며 행사의 명맥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실 불과 1년 전만해도 가상행사에 관한 인식은 단순히 대면행사의 임시방편에 불과했으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는 실정. 일각에서는 “가상 컨퍼런스는 혁신적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가는 길] 사례 분석 : NCSBN가 가상행사를 통해 얻은 교훈

비즈니스 활동에서 컨퍼런스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자주 만나기 힘든 의사결정권자들과의 교류 기회는 물론, 업무역량 증진에 도움을 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들이 동결된다면 인류의 보건과 안전을 다루는 의료진들의 숙련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팬데믹이 선포되었을 때 미국간호사시험주관기관협의회(National Council of State Boards of Surry, 이하 NCSBN)는 딜레마에 빠졌다. NCSBN은 신규 의료지원 인력 배출 및 기존 인력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채로운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방역 차원에서 모든 행사를 취소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NCSBN은 협의회의 교육 기능이 마비되지 않도록 지난해 계획되어 있던 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신속하게 대응하였다. 온라인 행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점이었던 만큼 원격회의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교훈도 많았다.

  • 시스템의 품질과 시각화의 일관성
    오디오 및 비디오의 품질은 곧 참가자들의 몰입도와 연결되었다. 게다가 무조건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영상 그래픽을 활용하기보다는 익숙한 그래픽을 일관되게 사용하자 가상 컨퍼런스에 대한 응집력이 커졌다.
  • 생생한 소통경험
    컨퍼런스의 핵심 기능은 소통이다. 비대면 환경에서도 참가자들이 서로 직접 만나 의견을 교류하듯이 모든 세션에 소통 창구를 마련하여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거나 질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동에 관한 스트레스 감소
    온라인 행사는 물리적 이동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직원과 참가자들이 각자 개인 사무실이나 집에서 회의를 준비하고 참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통과 혼잡함,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

 

[디지털 시대로 가는 길] 사례 분석 : NSLS로 본 가상회의의 장점

젊은 인재들에게 영감을 주기위해 다채로운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는 미국 리더십/성공 커뮤니티는 (National Society of Leadership and Success, 이하 NSLS)도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NSLS는 전문가와의 대화 시간으로 꾸며지는 방송 시리즈(National Speaker Broadcast Series)를 통해 회원들(전세계 대학생)에게 닥터 버니스 킹, 매튜 맥코너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와 같은 전설적인 아이콘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할 수 있는 희소성 높은 대면 포럼을 제공한다. 이 시리즈는 지난해 100번째 생방송 행사를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행사는 고사하고 방송 스튜디오도 폐쇄될 마당이었다. 유명인사와의 만남과 교류 기회를 가치로 삼았던 행사인만큼 기존 스튜디오를 떠나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NSLS는 오히려 온라인 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에 주목하며 변화에 도전, 발전적 인사이트를 발견했다.

  • 업무 효율성 증진
    기존 방송 스튜디오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는 수십여명의 보조요원과 많은 양의 장비를 갖춘 장소가 필요했던 반면, 온라인 행사로 간소화됨에 따라 온라인 행사 설비가 구비된 스튜디오에서 3인조의 팀만으로도 진행이 가능하다. 연사가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더 간단해졌다. 주최측은 연사들에게 간단한 영상 녹화 키트를 사전에 제공하여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손쉽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행사가 끝나면 연사들로부터 녹화 키트를 다시 돌려받는 방식을 취했다.
  • 연사의 다양성 확보
    온라인 행사로 전환됨에 따라 연사가 직접 고정된 스튜디오로 방문하는 수고도 덜게 되었다. 시공간적 제약이 완화되자 더 다양한 유명 연사들이 NSLS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행사를 계기로 프로그램의 질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 멤버십 가치 증진
    NSLS 회원들은 연예인 및 저명인사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온라인 접속만 가능하다면 어디에서든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참가자 교류 측면에서도 가상 행사로 전환됨에 따라 더 많은 구성원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고, 연사와의 대화도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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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로 가는 길] 사례 분석 : 포스터 세션도 온라인으로 구현한 AMA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리라 여겼던 프로그램도 보란듯이 온라인으로 소화해낸 사례가 있다.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이하 AMA)가 기존의 형식적인 틀을 깨면서 얻어낸 교훈을 사례로 들 수 있다. AMA의 2020년 리서치심포지엄(Research Symposium)은 디지털화로 향하는 새 출발선에 섰다. 리서치심포지엄은 전통적으로 포스터 프로그램을 고수해왔다. 온라인으로 전환한 지난해 행사에서는 오프라인의 포스터 세션을 가상 갤러리로 구현해내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였다.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이 출품작을 보고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가상 프레젠테이션 갤러리인 ‘AMA 리서치챌린지(AMA Research Challenge)’가 바로 그것이다. 포스터 세션의 우승자를 가리는 질의응답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활용한 실시간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AMA는 전년대비 60% 이상 늘어난(1,000건) 출품작을 접수할 수 있었고, 유튜브에 업로드 된 포스터 세션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3만여 건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온라인 행사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조언

팬데믹으로 인해 한때 취소되었던 수많은 행사들이 가상 행사의 형태로 복귀를 도모하고 있다. 대규모 가상 행사에 첫 발을 딛는 기업들에게 온라인이라는 환경은 낯설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들을 위해 글로벌 협단체 연합인 ASAE(The Center for Association Leadership)는 가상 행사의 성과를 극대화할 몇 가지 조언을 내놓았다.

  • 완성도가 곧 핵심이다. 흔히 적용되는 방식(예: 줌(Zoom) 및 구글 미팅(Google Meet)을 이용한 단편적 원격회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문성으로 승부를 볼 차례다. 그간의 가상회의에서 경험했던 기술적 결함들을 상기시켜 보자.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나 온라인 회의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보편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공식적인 행사는 결이 다르다. 참가자 만족도를 고취시키려면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겸비한 공급업체와 협업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 실시간 세션은 필수가 아니다. 그간의 온라인 행사 경험을 비추어보면 실시간 세션은 예기치 못한 인적, 혹은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고는 한다. 대면과 비대면을 막론하고 실시간 방송은 패널 토론, 일일 요약 및 기조 연설과 같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그러한 기능이 요구되는 특별 세션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세션의 기능과 목적에 따라 실시간 송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때로는 사전 녹화 콘텐츠를 활용함으로써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 소통은 쌍방향으로 진행하라. 소통 기능은 행사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데 일조한다. 참가자 간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추가하여 가상 행사에 흥미요소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시청자 투표, 퀴즈, 경연, 소규모 그룹 챗방, 라이브 Q&A 등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
  •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라. 온라인 매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생산하여 행사 경험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가상행사에 어느정도 경험치가 쌓인 행사 주최자들은 그래픽, 템플릿 및 비디오 등 다채로운 시청각자료를 제공하며 행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콘텐츠는 이른바 ‘마케팅 종합세트’가 될 수 있으며 한번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홍보 이메일, 소셜 미디어 게시물 및 비디오 티저 등의 형태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참고자료 : Greg Vass, “Why Virtual Events Are a Long-Term Opportunity”, American Society of Association Executives (ASAE), 2021년 6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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