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9, 리서치, 리오프닝, 커버스토리

고삐 푸는 세계 시장, 국가별 리오프닝(Reopening) 현황 분석

지리했던 코로나19 시국도 막을 내리려는 듯하다. 올해 3월부터 주요 국가들은 걸어 잠갔던 국경을 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입국 조건을 완화한 나라가 있는가 하면,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국가들도 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풍토화(엔데믹)를 조속히 결정한 유럽 및 미주권은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완치자를 대상으로 입국 조건을 축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지난해 여느 국가보다도 먼저 ‘코로나19 제로(신규 확진자 0명)’를 외쳤던 중국이 올해 3월 상하이를 중심으로 다시금 지역 봉쇄에 돌입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아시아권에서는 급진적 개방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해외 입국자를 맞이하기 시작한 유럽 및 미주권과는 달리 아시아권은 국경 개방 카드를 고민하고는 있으나, 여러 조건이 따라붙는 실정이다.

리오프닝에 관하여 대륙별 온도차가 다소 있지만, 이 또한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국제 이동의 정상화가 머지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 국내 현황

2년 1개월 만에 맞이한 ‘새로운 일상’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모두 해제됐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시장은 간만에 활기를 띠었다. 영업장 운영시간, 사적 모임, 행사·집회 등에 관한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5월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화되어 특정 상황(50인 이상 집회 및 공연 또는 스포츠경기 등)을 제외하고는 자율적 권고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해외 입국 관리 절차도 대거 축소되어 국외 이동에 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입국자 모두에게 적용되었던 격리 의무가 6월부터 개인별 위험도에 따라 적용되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안전성 관련 국가분류와는 무관하게 입국자 중 백신 접종 완료자는 격리가 면제된다. 입국 시 실시하는 진단검사의 횟수(입국 전, 입국 후 1일, 입국 후 6~7일, 총 3회)도 2회(입국 전, 1일 후)로 축소됐다. 게다가 PCR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로 대체 가능해진 덕분에 올해 하반기부터 국외 이동에 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주요 국가들은 일찌감치 해외출입국 관리정책을 전면 해제하거나 완화하여 외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다른 국가들도 지난 5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다시금 국가 간 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2. 글로벌 현황

영국 | 선도적 입국 제한 해제로 “유럽 1위 관광 목적지”로 우뚝

영국의 해외 입국자 대상 입국 제한 조치가 지난 3월 전면 해제됐다. 아직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예방하고자 보수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이 같은 결정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영국에 입국하는 모든 해외 입국자는 백신 접종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기존처럼 승객위치확인서(Passenger Locator form)를 작성하거나 입국 전·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절차도 요구되지 않는다. 격리조치도 필요 없게 됐다. 위드코로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4월부터는 코로나19 감염자에 관한 격리조치 의무에서 권고에 그치게 되었다.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또한,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완화되었다. 일부 밀집된 공간이나 다수의 참가자들이 모이는 행사장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요구되고 있으나, 모임 규모에 관한 지침도 해제되어 사실상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영국은 유럽 내 최고의 관광 목적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Bloomberg Business)에 따르면, 영국은 유럽 내 관광 지출 규모 1위를 달리던 스페인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일찌감치 국경을 연 덕분에 팬데믹 시국 동안 장거리 여행(Long-Haul travel) 시장의 수요 70%를 차지하기도 했다.

독일 |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단계별 규제 완화 전략

지난 3월 독일은 거리두기 조치를 안전하게 해제하기 위하여 3단계 완화계획을 내놓았다. 그간 독일에서는 백신 접종확인서나 코로나 완치확인서가 있어야 외부활동이 허가되었다. 3월 발표된 완화계획 1단계에서는 백신 접종확인서나 완치확인서 없이도 가게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과 사적 모임을 허용하는 지침이 포함되었다. 백신 접종확인서 없이도 일상생활 속 필수활동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4월부터는 백신 접종확인서 없이 자유롭게 방문 가능한 시설로 호텔과 음식점, 바, 나이트클럽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대규모 야외행사도 가능해졌다. 독일 정부가 최대 2만 5,000명 규모의 야외행사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대부분의 거리두기 지침이 사실상 해제되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은 유지될 방침이다.
해외 입국자에 관한 방침도 크게 완화됐다. 고위험 지역이나 변이바이러스 확산 지역이 아닌 국가에 한하여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완치자는 전자입국신고, 음성확인서, 격리 등 각종 코로나19 관련 지침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게 입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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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PCR검사 완화하고 모바일앱으로 입국객 관리

캐나다는 지난 4월 조건부로 국경을 열었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하여 입국전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백신 미접종자는 출국 전 또는 입국 후 1일 이내로 음성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면 입국할 수 있다. 대신 무작위 PCR 검사는 계속 진행된다. 현지 관계자는 “기존 무작위 PCR검사가 거의 모든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면, 거리두기 해제를 결정한 이후부터는 무작
위 선별도 매우 완화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무작위 PCR검사에 선정되더라도 따로 격리조치가 요구되지는 않는다. 자국 내 최종 목적지에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검사 등이 간소화되는 대신에 입국자의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 및 방문 목적과 여행 계획 등을 모바일앱 어라이브캔(ArriveCAN)에 입력해야 한다.

캐나다 현지는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하여 자유로운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기고자 하였으나, 일부 지역에서 6차 유행의 조짐을 보이면서 마스크 의무화를 재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캐나다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관광객에게는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싱가포르 | 여행안전권역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힌다

싱가포르는 지난 4월부터 백신여행제도(Vaccinated Travel Framework)를 실시하여 백신 접종 완료 인증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입국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의 여행안전권역(VTL, Vaccinated Travel Lane) 제도의 운영방식과 달리 전 국가를 대상으로 하며, 입국 승인을 위한 백신 트래블패스 신청, VTL 지정 항공편 예약, 코로나19 여행자 보험 구매,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 등의 절차가 모두 면제되었다. 점진적인 규제 완화의 흐름 속에서, MICE 행사 관련 제한규정도 일부 개정되었다. 4월 29일, 싱가포르 관광청(Singapore Tourism Board, STB)이 발표한 MICE산업 안전관리대책(Safe Management Measures, SMM)에 따르면 500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의 경우에는 모든 참가자가 백신 접종완료 여부를 확인받아야 하나, 기준 인원 미만 규모로 개최되는 행사는 백신 차별화 안전관리조치(Vaccination Differentiated Safe Management Measures, VDS)가 필요하지 않으며 별도의 통보 없이 개최할 수 있다.

홍콩 | 국경은 열었으나 입국 후 격리 부담은 여전

홍콩도 5월부터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홍콩비거주자(관광객 등)의 입국을 허용키로 했으나, PCR검사 및 입국 후 8~15일간 격리조치 등은 유지되고 있다.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사람은 홍콩 정부에서 지정한 호텔에서 8일간 머물러야 하나,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지 못한 경우 무려 15일을 격리기간으로 보내야 한다. 격리 조건도 까다롭다. 격리중 매일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제출하고 격리 5일차 PCR검사, 6~7일차 신속항원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어야 격리 해제가 된다.

해외 입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반면, 현지에서의 생활 및 행사 관련 지침은 다소 완화되었다. 케이터링 행사도 테이블 좌석 제한은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고, 야외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자율에 맡기고 있다. 덕분에 올해 5월 홍콩컨벤션전시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HKCEC)에서 개최되는 아트 바젤(Art Basel) 행사를 찾은 참가업체도 전년대비 30% 증가했다는 소식이다. 36개국 242개 참가기업 규모로 개최되었던 2019년 행사 이후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참가기업이 104개사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는 국가별 국경 봉쇄령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 덕분에 아트 바젤 행사에도 참가기업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 아트 바젤 아시아 디렉터 아델린 우이(Adeline Ooi)는 “4월 초부터 홍콩의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며 “현재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해외 물류비용이 안정화되고, 홍콩의 입국 조건도 완화되면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 5월부터 비즈니스 목적 입국 본격화…“6월부터 단체관광 입국도 허용”

일본도 해외 입국에 따른 격리 방침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과 비즈니스 목적 입국자에 관한 격리 규정을 면제키로 하여 하반기에 관광 목적 입국까지 제한이 풀린다면 양국 간의 교류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일본 도착 후 검역 당국에 의한 PCR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과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신규 해외 입국자의 방문이 금지된다는 조건이 따라붙기는 하지만 격리면제라는 가능성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일본과의 교류를 기반하는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의 점진적 국경 개방 행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관광산업은 일본에 진보적 개방에 관한 신속한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일대 항공여행 부문의 최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뒤늦은 국경 개방으로 글로벌 관광산업의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항공산업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의 윌리 월쉬(Willie Walsh) 회장은 “일본은 글로벌 관광산업의 한 축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을 환기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리오프닝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관광 목적 외래객의 입국 허가를 검토하면서 일본관광청(Japan Tourism Agency) 주도 아래 4개국(호주, 태국, 미국, 싱가포르 등) 50여 명의 방문객을 모집, 소규모 패키지 투어의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했다. 일본 관광업계는 “이번 테스트 관광을 통하여 관광 재개의 안전성을 재점검했다”며 “FIT 관광객 대상 국경 개방으로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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