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5, 리서치, 커버스토리

도시재생의 현황과 트렌드

기회는 예상치 못했던 것에서 발견된다. 사회가 급변하는 오늘날은 더욱 그러하다. 이종 간의 융합이 생존전략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을 뒷받침한다. 오랜 관행과 선행사례를 토대로 성장기를 무탈하게 딛고 섰다면, 성숙기에서는 정도가 다른 고민과 숙제를 마주하게 된다. 그 숙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해결되고는 한다. 
변화와 새로움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 MICE산업에는 무엇보다도 ‘기회’가 절실한 시점이다. 오랜 시간 양적 성장기 끝에 질적 성숙기를 맞이한 국내 MICE산업의 경우 ‘내실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당면과제를 끌어안고 있다. 오래도록 이어져 왔던 과제이기에 업계의 관심도 큰 사안이나, 그만큼 해결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런 가운데,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던 지역 곳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창의성이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재생 사업이 열기를 띠면서 지역과 골목이 브랜드라는 색을 입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이 MICE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MICE산업의 숙원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서 본 고에서는 도시재생이라는 영역을 심도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역재생을 포괄하는 도시재생…경제활력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

산업 및 인구,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해 쇠퇴기를 걷게 된 지역들. 이들 지역의 재부흥을 돕고자 시작된 것이 재생사업이다. 그동안 재생사업의 대상은 흔히 지방에 국한되었던 탓에, ‘지역재생’이라는 개념이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Tony Blair) 총리와 일본 고이즈미 내각이 ‘사회, 교육, 복지, 문화서비스 수준의 개선과 지역경제 회복을 통한 경쟁력 확보 사업’을 시행하면서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라는 용어를 개념화했다. 
도시의 양적 성장을 이루어 왔던 우리나라에도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정부의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사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인하여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 강화”, “새로운 기능 도입 및 창출”, “지역자원의 활용” 등을 통해 경제‧사회‧물리‧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의미함.

즉, 도시와 지역의 발전을 한 데 묶는 관점이며, 근본적으로 두 개념이 다르지 않다고 인식함으로써 도시재생의 개념을 최광의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전통적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 재건축 등 물리적 환경개선 위주의 도시재정비사업으로 인식되었던 반면, 오늘날 일컬어지는 도시재생은 단편적 건축사업보다는 지역민과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콘텐츠 기반 모델로 개발 방향이 이동하고 있다.

▲도시문제와 도시재생 기대효과(자료: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

팬데믹이 불러온 소비자 생활 양상의 변화

엔데믹 이후 강화된 새로운 소비양상은 로컬이라는 지점으로 한데 모이고 있다.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심리와 하나를 사더라도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가치소비심리는 ‘지역’이라는 콘텐츠와 밀접하게 맞물리고 있다. 쇠퇴기를 맞이한 지역에 도움이 되고자 지역 특산품을 정기구독하거나, 기부금을 내는 대신 지역의 소식을 받아보는 패키지에 가입하는 등 새로운 지역 소비경험을 소개했던 일본의 사례가 대표적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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