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 리오프닝 맞이하여 도시 마케팅도 “제구포신”(除舊布新)
코로나19에 기민하게 대응하던 미국이 드디어 빗장을 풀었다. 이에, 국가 홍보와 마케팅을 전담하는 미국관광청(Brand USA)과 미국 전역의 도시들은 가물어가던 관광산업을 단비로 적셔줄 해외 입국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명소를 재개방하고 다양한 캠페인과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최근(3월 중순) 자국 관광산업의 회복을 위한 지원금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133억 원)의 투입 계획을 담은 미국 관광 부흥 관련 시행령(Restoring Brand USA Act)이 통과되어 미국 내 관광 및 이벤트 산업이 빠르게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전략① | 억눌린 수요에 활기 불어넣는 ‘일상 마케팅’ 전략
실수요자를 잡기 위한 노력…“여행사, 인플루언서와 협력 강화”
지난 2년은 관광 마케팅의 방식도 바꾸어놓았다. 미국관광청은 외래객 유치를 위해 민간 여행사 및 SNS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마케팅 전략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미국관광청 CEO 크리스 톰슨(Chris Thompson)은 “2019년 이후 관광의 프레임이 크게 바뀌었다”며 “관광객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졌으니, 그에 맞추어 관광 마케팅 기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관광에 대한 억눌린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은 확실시되었으나, 잠재 관광객이 실제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 잠재고객이 미국 관광에 관한 정보를 인지(awareness)하도록 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 고려(consideration)와 실행으로의 전환(conversion)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도성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이들이 찾은 해답은 SNS를 활용한 일상 마케팅이다. 미국관광청은 보다 소구력 높은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기 위하여 900여 개의 파트너 기관과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이번 협업 관련 일례로 180개국에 걸쳐 2,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세계 최대 관광 커뮤니티 중 하나인 ‘뷰티풀 데스티네이션(Beautiful Destinations)’과 협력하여 캠페인 동영상 생산, 해시태그 운동 등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일상 마케팅’ 전략…“경험 가치 공유로 관광 수요 자극”
일상 마케팅의 성공은 관광에 관한 고객의 태도와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미국관광청은 잠재고객들이 여행 후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현지인 또는 이미 방문했던 사람과 여행전문가들이 실제로 미국에서 여행했던 당시 겪었던 에피소드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관광청은 미국의 다양한 장소, 사람, 가치관 등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마케팅 콘텐츠를 생산하기로 했다. 관광 정보를 앞세우기 보다는 경험의 가치를 강조하며 미국 관광에 관한 갈증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대표적 마케팅 콘텐츠는 ‘#UnitedStories’가 있다. 해당 콘텐츠는 “#UnitedStories를 팔로우하고 미국으로 모험을 떠나자”라는 주제로 기획되었으며, 700만 명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로부터 ‘좋아요’를 받거나, “나도 가봐야겠다”, “이번에 미국을 여행하겠다”는 등의 실질적 응답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은 “여행객이 찾고 있거나, 알고자 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관광청의 모든 브랜드자산(brand equity)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직설적으로 ‘우리는 준비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인플루언서의 입을 빌려 의미를 더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의 팔로워(follwer)들이 미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이 얼마나 준비되어있는지를 보여주는 효과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략② | 경험 마케팅도 열풍, “관광객을 도시에 스며들게 하라”
워싱턴DC, 민관합동 축제형 캠페인 실시 “DC를 경험하세요”
팬데믹 시국 동안 워싱턴DC의 관광 지출감소액은 약 66억 달러(한화 약 8조 원)에 달했다. 침체된 도시의 관광산업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데스티네이션 DC(Destination DC)는 지역에서 개최되는 컨벤션,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 문화행사의 주요 주최기관인 이벤트 DC(Events DC)와 함께 ‘익스피리언스 DC(Experience DC)’라는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데스티네이션 DC의 CEO 엘리엇 L. 퍼거슨(Elliott L. Ferguson II)은 “이번 캠페인이 방문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업계의 회복을 지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캠페인에 참가한 관광객은 추첨을 통해 다채로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관광명소 입장권, 쇼핑, 호텔이용권 등으로 구성된경품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경품은 최소 500달러(한화 약 62만 원)부터 25,000달러(한화 약 3,133만 원) 상당의 상품까지 다양하게 제공되므로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국회의사당 등 도시의 인기 관광명소와 도시 투어 상품도 속속히 재개장함에 따라 이에 관한 맞춤형 디지털 콘텐츠, 스트리밍 비디오 및 오디오를 매개로 세계 곳곳의 잠재고객에게 배포되어 워싱턴DC의 재개장 소식을 전하는 홍보활동도 캠페인에 포함되었다. 워싱턴DC의 관광 및 이벤트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캠페인에 500만 달러(한화 약 62억 원)의 자금을 투자한 이벤트DC의 CEO 그레그 델(Greg O’Dell)은 “캠페인은 여행에 대한 억눌린 수요를 활용하여 워싱턴DC를 국내외 모든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된 세계적인 도시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경제회복의 청사진 담은 새로운 관광 캠페인 기획
올해 3월 말 당선된 뉴욕 시장 에릭 아담스(Eric Adams)는 자비츠컨벤션센터(Javits Convention Center)에 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캠페인 ‘겟로컬NYC(Get Local NYC)’를 선언했다. 관광객에게 뉴욕 다섯 개의 자치구(맨해튼, 브롱크스, 브루클린, 퀸스, 스태튼아일랜드)의 각기 다른 매력을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계획한 것이다. 워싱턴DC와 마찬가지로 뉴욕도 관광객의 경험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번 캠페인의 전략은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이 실제 ‘뉴요커’가 된 기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치구별 고유의 컨셉이 담긴 관광정보와 여행 가이드를 제공하며 뉴욕에 관한 긍정적 경험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관광객은 뉴욕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 자치구의 인기 관광명소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행사 이벤트 일정 및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뉴요커’라는 상징성을 부여하여 그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관광객들이 고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다.
뉴욕시의 마케팅 전담부서인 뉴욕관광청(NYC & Company)은 이 캠페인을 통해 올해 관광객이 70% 증가할 것이며, 연말까지 800만 명의 해외 방문객이 방문함으로써 관광객 수는 2019년의 85%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관광청의 CEO인 프레드 딕슨(Fred Dixon)은 “새로운 캠페인이 관광객들을 도시 전역의 다양한 지역을 더 깊이 탐험할 수 있도록 장려할 것”이라며, “뉴욕 자치구의 진정한 커뮤니티를 조명함으로써 엔데믹 시대에 돌입한 지역 소상공인들을 크게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③ | 도시 마케팅 위해 손잡은 관광 및 경제 부문
지역 홍보를 위해 관광부처와 경제부처가 손을 맞잡았다.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던 올란도에서 도시 마케팅을 위해 관계 정부 부처들이 적극적으로 협업하기로 했다. 지역의 관광을 책임지는 올란도관광청(Visit Orlando)과 지역의 경제 및 커뮤니티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조직된 올랜도경제파트너십(Orlando Economic Partnership)은 합심하여 도시의 새로운 브랜딩을 내놓고, 공동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번 도시 브랜드 통일을 위해 올란도는 올해 약 2,300만 달러(한화 약 288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언빌리버블리 리얼(Unbelievably Real)’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관광객, 회의 기획자, 컨벤션 참가자, 기업유치 전문기관, 시장조사 전문기관,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할 방침이다. 올란도는 뉴욕, 보스턴, 시카고와 같은 주요 국내시장을 필두로 홍보를 시작했으며 하반기부터 해외에도 광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과 슬로건을 통해 올란도의 독특한 관광명소, 최고급 식당, 다양한 야외 활동 및 문화 등 모든 것을 결합하여 ‘올란도의 이야기(the entire story of Orlando)’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란도관광청 CEO인 카산드라 마테이(Cassandra Matej)는 새로운 브랜딩 계획이 “레저 여행자뿐만 아니라 회의 참가자와 비즈니스 전문가에게까지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환상과 전통이 어우러진 올란도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