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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관광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사실상 비즈니스 여행은 전면 중단되었다. 혹자는 해외출장을 가지 않아도 별다른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 말하기도 하지만, 하버드대학교의 성장연구소(Growth Lab)의 의견은 다르다. 성장연구소는 노하우(knowhow) 공유의 관점으로 해외출장을 바라봤다. 노하우는 책, 컴퓨터 파일, 알고리즘 등 성문화된 지식과는 달리 인간의 머릿속과 경험으로 길들여진 육체에 존재한다. 아울러 노하우 전달은 수년간의 경험 매개로 하여 뇌에서 뇌로 천천히 전달된다. 결국 노하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데는 뇌만 움직이면 된다는 단순한 일반화로, 스카이프(Skype) 및 줌(ZOOM) 등의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정보전달이 이루어진다면 직접 출장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항공권, 호텔 등의 직접비용과 기회비용까지 드는 손해를 감소하면서도 출장을 가는 행위가 더 선호되었으며 코로나19 발병 전까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단의 [그림1]은 해외출장의 여행 지출이 세계 GDP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노하우 전달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일까?

▲[그림1] 세계 GDP 대비 출장 규모 (빨간색 선: 해외 출장의 예상 횟수, 파란색 선: 해외 출장의 예상 지출액, 녹색선: 세계 GDP)

 

해외 출장 네트워크 지도로 보는 비즈니스 연계성

하버드대학교 성장연구소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 비즈니스 여행의 흐름을 지도화했다. 이를 위해 2011년부터 2016년의 비즈니스 여행 중 법인 신용카드 또는 해외 직불카드의 지출을 조사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하단의 [그림2]처럼 시각화했다. 각 노드의 연결점의 크기는 GDP에 비례하며, 카드의 사용내역에 따라 이동내역을 연결선으로 표현하였다. 본 네트워크 맵은 각 국가당 상위 2곳의 목적지만을 나타냈으며, 각 국가의 전반적인 출장 빈도수를 보여준다. 연결선의 색상은 전 세계 전체 출장 빈도수 대비 국가당 출장 빈도수를 나타내므로, 어느 나라가 해외 네트워크의 중심인지 그리고 어느 나라가 단절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림2] 글로벌 해외출장 네트워크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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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관광이 경제 현황에 미치는 영향

하버드 성장연구소는 출장을 통해 노하우가 전달된다면, 그 노하우를 받는 나라의 산업 생산성에 영향이 미친다는 가설을 세웠다. 예를 들어, A국가가 다수의 독일 비즈니스 여행객을 유치할 경우 A국가의 자동차 산업이 한 층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의 주력 수출산업이므로, 독일을 통해 업계에 노하우가 전달되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용 자료에서도 유관 산업의 기업체와 종사자 수의 증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성장연구소측은 주장했다. 즉, B산업의 전문 국가가 C국가에 해외출장으로 자주 방문했다면 C국가의 신사업 및 기존 산업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성장연구소 측은 디지털이 아닌 실제 해외 출장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을 일으킨다는 것을 시각화 하여 보여주었다. 또한 본 가설에 대한 연구는 ‘네이처 인간행동 학회지(Nature Human Behaviour)’ 논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예로 이해에 깊이를 더해보자. 성장연구소가 공개한 그래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해외 출장을 중단할 시, 대만과 한국,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국가의 사례도 하버드 성장연구소의 웹사이트를 통해 다른 나라들의 영향도도 확인해볼 수 있다.)

▲[참고] 한국이 해외출장을 중단할 시 영향을 받는 상위 국가들

 

하단의 [그림4]는 데이터를 그래프로 요약하여 각 나라의 해외 출장을 통한 노하우 지수를 나타냈다. 독일이 4.82%의 OKI(Outgoing Knowhow Index, 노하우 전달지수)로 1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 미국, 영국, 한국, 프랑스, 일본이 뒤를 이었다.

▲[그림4] 노하우 전달지수 (각 나라의 해외출장 중단 시,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정도)

 

아울러, 하버드 성장연구소는 비즈니스 여행객이 순전히 각국의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목적지를 선택하면 어떻게 될지도 살펴봤다. 이는 실제 해외 출장객과 인구비율 대비 해외 출장객의 경제성장률 비교한 것으로, [그림 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는 인구비율 대비 해외출장객으로 추정 시, 녹색은 경제규모가 상승하는 국가이며 붉은색은 경제규모가 하락하는 국가이다. 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오스트리아(44.3%), 아일랜드(38.6%), 스위스(37.0%), 덴마크(33.3%)의 노하우 유입지수(Incoming Knowhow Index)가 절반 이상 상승하는 현상은 비즈니스 여행 네트워크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림5] 노하우 유입 지수 (인구 대비 비즈니스 여행객 유입 지수)

 

시사점

하버드 성장연구소의 이번 조사에서는 비즈니스 관광이 산업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업 발전은 물론이고, 고용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니 이에 관한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다국적 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관광이 시급한 사례가 되겠다. 기본적으로 다국적 기업은 지사 간의 교류를 통하여 막강한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발전해왔으므로, 앞으로도 지난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꿀과 화분을 나르는 꿀벌과 같이 국가 간 이동을 재개해야 한다. 분명 코로나19 이전에는 노하우 공유가 고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왔던 것은 사실이다. 종식 이후에도 디지털 기술이 해외 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지만, 하버드 성장연구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얻게 된 통제의 경험과 추가적 연구를 통해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What Would Happen if Business Travel Stopped?”, Harvard University Growth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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