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에서는 격변의 시대(Age of Fluctuation), 뉴노멀(New Normal),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 기존 질서의 완전한 변화를 뜻하는 갖가지 키워드가 등장함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새로운 기술과 문화가 탄생하는 중이다. 이처럼 정보와 지식이 재생산을 거듭하는 시대에서 세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직업의 종류나 연령의 다과를 떠나 부단한 노력과 학습이 필수적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가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금 확인했고, 여전히 서로 연결될 때 안정감을 느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사람들이 인간관계, 신뢰 및 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며, 실제로도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커뮤니티 활동은 발전을 위한 엄청난 원동력으로서 작용하고 있다. 커뮤니티가 안정적으로 산업발전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거버넌스가 실현되어야 한다. MICE산업에서는 어떠한 방향성을 수립해야 하는지,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커뮤니티 사례를 바탕으로 제안해보고자 한다.
1. MICE산업이 주목해야 할 게임 체인저, ‘커뮤니티’
초연결 시대, 커뮤니티가 부상한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는 인간의 욕구에는 단계별 위계가 있다는 ‘욕구단계설(hierarchy of needs)’1)을 제시한 바 있다.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중요도별로 일련의 단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요구되는 동기가 해소되었을 때 비로소 다음 단계의 욕구로 전이된다고 한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타인과 감정을 주고받고 관계를 맺고 싶은 심리를 뜻하는 ‘소속감과 애정(belonging and love)’의 욕구가 ‘생리적(physiological)’ 욕구보다도 상위 단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이하 UCLA)의 심리학·정신의학 교수 매튜 리버먼(Matthew Lieberman)은 이에 반박하며 사회적 소속감에 대한 욕구는 생리적 욕구만큼, 심지어는 더욱 근본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연결 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사회적 연결’의 중요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의식주와 같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 전반의 소통방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회적 세계에 점점 더 연결되고 의존하고 있다. 이제 어떠한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정기적인 만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알리기 위한 수단이 된다. 커뮤니티(Community), 즉 공동체(共同體)가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정의되는 이유다.
밀레니얼이 ‘커뮤니티’에 주목하는 이유
현대사회에서 커뮤니티가 특히 중요해진 이유는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든든한 ‘완충재(buffer)’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심리적인 안정을 얻고 더 나아가 상호 지지할 수 있는 연대 의식으로의 발전을 돕는다. 융합과 파괴가 일상인 시대, 모든 것이 개별화·맞춤화된 사회에서는 역설적으로 서로 연결하려는 욕구가 커지기 마련이다. 과거 프랑스의 ‘살롱(Salon) 문화’2)가 최근 들어 다시금 성행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기반한다. 어떤 기회가 어떤 네트워크에서 올지 알 수 없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기회를 연결해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특히 현대판 살롱문화의 확산 배경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기저를 이룬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정보기술(IT)에 능숙하고 교육수준이 높지만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를 맞이하면서 직장에서 소속감을 얻기 어려워했다. 이에 자신들이 능숙한 IT를 활용해 직접 소속감을 만들려는 욕구가 커뮤니티 문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평등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궤를 함께한다.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인 서용구 교수는 “직장과 가족 등에게 강한 소속감을 느끼던 앞선 세대와는 달리 밀레니얼은 직장을 통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세대”라며 “SNS 등을 통해 직접 소속감을 만들려는 니즈가 있고 서로가 이러한 가치를 잘 포착하면서 느슨한 연대(weak ties)3)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접 노력을 투입한 물건에 대해 더욱 애정을 갖게 되는 인지적 편향을 뜻하는 ‘이케아 효과(IKEA effect)’처럼, 커뮤니티는 이러한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 구심체 형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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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직이 보편화된 시대… 직무 의사결정을 돕는 커뮤니티 효과
Q1. 최근 HR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기업 채용의 메가트렌드는 신입 중심의 공채 방식에서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변화했다. 신입을 뽑아 교육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전문성이 입증된 경력직을 뽑아 바로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평생직장’의 시대가 끝나고 ‘평생 커리어’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구직자들에게서 보이는 가치관과 행동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커리어 전문성’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 분야를 찾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커리어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한편, 업무 외 사이드 프로젝트나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예정이다.
특히 이전에는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나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에 대한 피상적인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렴하는 것에 그쳤다면 요즘은 숨겨진 정보까지 캐내기 위해 커뮤니티와 같은 다양한 채널을 적극적으로 디깅(digging)하는 추세다.
Q2. HR 시장에서 ‘직장인 커뮤니티’의 역할은?
직장인 커뮤니티는 활용도에 따라 HR 의사결정부터 산업의 프레임까지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고민이 모이는 곳을 찾는 현대 사람들에게 믿을 만한 정보가 공유되는 장이 탄생한다면, 해당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만으로도 개인과 기업, 기타 조직까지도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구성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마련이다.
현재 리멤버는 온라인 소통 공간과 Q&A 및 토론 등 지식 교류 중점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지원자들은 현직자를 통해 기업 문화나 업무를 파악하는 것의 유용성을 톡톡히 체감하는 중이다. 동종 업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지식, 환경 수준을 점검하는 동시에 동기부여의 방편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직장 내에서 나누기 힘든 고민을 익명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공유하며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로부터 건설적인 해결책과 조언, 응원과 지지를 얻고자 하는 정서적 만족감도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커뮤니티 활성화’는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디다스의 강형근 전 부사장은 “커뮤니티는 우리 편에 있는 미디언스(Media + Royal Audience)”라며 영향력을 가진 이들을 서로 연결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의 개발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식 정보 사회에서의 최대 화두인 MICE산업에서도 커뮤니티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학습 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를 운영하는 것, 혹은 지역사회와 정부, 협회 등의 관계기관과 지식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것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커뮤니티 내 독점적 정보와 지식의 교환, 공동체 구축 등으로 인해 성장에 필요한 유무형의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커뮤니티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발전하게 되면 외부 자원에의 접근 기회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흔히 어떤 분야에서든 산업육성의 궁극적인 결과는 “해당 산업의 종사자들이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인재 간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방안 중 하나다.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인적 자원이 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커뮤니티의 활용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 증진을 돕는다. 관련 기업에 필요한 인력, 기술, 자금 등의 조달에 유리한 인프라를 제공해 주는 클러스터(Cluster)4) 형성을 통해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제고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2. 엔데믹 시대, 지속 발전하는 산업의 성장전략
사례➀ | “집단 지성의 힘”… 기업이 끌어주고 정부가 밀어준다
지식정보 시대, MICE산업과 같이 인력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산업이 있다. 또 다른 ‘인력집약형’ 산업으로 잘 알려진 소프트웨어(SW)산업이다. SW 커뮤니티 참가자들은 학습법 공유, 취업 및 이직 상담뿐만 아니라 개발 아이템 논의, 창업 관련 정보의 교류까지 다양한 세부분야에서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면서 집단 지성을 발휘하고 있다. 일찍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기술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들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의 경우 제품 출시 이전에 대형 커뮤니티를 통해 평가판을 배포함으로써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도 하며, 정부에서는 SW 개발자들의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장려하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부에서도 “커뮤니티가 SW산업을 활성화하는 주요 동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는 의견이다.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브렐(Developer Relations, 이하 DevRel)’이라는 직무가 신설될 정도다.
이처럼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커뮤니티의 힘은 최근 SW 시장의 혁신적인 발전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 ICT 융합과 비대면 서비스의 발전으로 비즈니스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민관 산학이 집합해 산업 전체의 발전을 지원하는 개발자 커뮤니티는 MICE산업의 본보기가 되는 사례로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례➁ | 차세대 전문인력 양성, “지역사회 연계와 협력이 해답”
미국 도시계획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조직인 미국기획협회(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이하 APA)는 떠오르는 도시계획 전문가를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기 위해 ‘젊은 기획자 그룹(Young Planners Groups, 이하 YPG)’을 창설했다. 오늘날 APA의 47개 지부 중 약 절반 이상(29개)이 YPG를 설립했으며, 90개국 40,000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미국 전역의 신흥 전문가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YPG에는 민간 컨설팅 회사, 비영리 단체 및 지방 정부 등 여러 관계기관이 분포되어 있으며, 이와 같은 다양한 조직 간의 결합은 YPG의 외부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기획자들이 공공, 민간, 비영리 단체의 분야별 전문가들과 교류하도록 하는 타개책이다.
YPG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직접 발굴하고 지역 성장을 위한 행사를 개발하며 자발적으로 유연한 산업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YPG 구성원은 전국 또는 주 단위로 개최되는 APA 컨퍼런스를 통해 젊은 기획자들의 참여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직접 기획하며, ‘기획자의 날(Planners Day)’과 같은 입법 관련 연례행사 개최 시 주최위원회 내부에 YPG 입법 연락원을 지정함으로써 능동적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5) 지역 주택 프로젝트’와 같은 자원행사를 통해 제휴 조직을 파트너로 초대하기도 하고 실습, 팀 구성 등의 협업 환경에서 교류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지역사회 전반에 기여하는 중이다.
사례➂ | 협회·단체도 연합 필요… MICE에도 스며든 ‘인적 네트워크’의 가치
MICE산업이 팬데믹의 경계에서 고전하는 동안, 경영악화에 시달린 미국의 회원사들이 줄줄이 협·단체를 떠나고 있다. 이를 목격한 협·단체들은 대면과 비대면 사이에서 고민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구성원들의 가치를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행사 유치·지원 업무를 넘어서 커뮤니티의 확대와 공동체 간 연합으로 역할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지난 3월, 미국협회임원단체(American Society for Association Executives, 이하 ASAE)와 국제컨벤션협회(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 이하 ICCA)는 협회 지도자와 국제회의 전문가 간 교류 및 지식공유 기회의 확대를 목표로 강화된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에 기반을 둔 협회 리더들의 P2P(peer to peer) 학습과 커뮤니티 개발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MICE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ASAE의 최고경영자 미셸 메이슨(Michelle Mason)은 “현재의 메가트렌드는 전 세계 리더들에게 협력적 사고와 아이디어 공유를 요구하고 있다”며, “글로벌 콘텐츠 및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MICE 생태계의 집단적 지식을 강화하고 공동체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약 100개국 1,1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보유한 ICCA와 7,400개사 48,000명 이상의 파트너를 보유한 ASAE의 만남은 두 조직 모두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이며, 협‧단체는 MICE를 통한 활성화를, MICE업계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확보하며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3. 전문가 인터뷰: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MICE 커뮤니티의 역할
인터뷰➀ | “문제는 여전히 ‘넓이’가 아니라 ‘깊이’다”
Q1. 커뮤니티로서 ‘MICE 인력양성’ 과정이 갖는 의의는?
한국MICE협회에서는 융복합 인재양성 및 재직자 역량 강화를 위해 크게 다섯 가지의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전부터 재직자 기본·심화 교육, 영마이스리더 프로젝트, 온라인 MICE 연수원의 과정 등을 진행해 왔고 최근 형성된 신규 과정으로는 실감형 콘텐츠 MICE사업과 인센티브 전문가 양성 등이 있으며, 매년 변화하는 정부 정책과 업계 수요, 환경 등에 발맞춰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재직자 교육과정은 MICE산업에서의 커뮤니티 역할을 유도하고자 기획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다만 코로나19 유행 이전까지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실무진끼리의 네트워킹이 이루어졌으나, 이후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매달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과정으로 전환되었다. 입문자 교육의 경우도 취지가 명확한 편이다. MICE 업계로의 취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중간다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잠재인력을 발굴하고 취업 연계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와 교육생 간 멘토링, 네트워킹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과 채용에 관한 최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Q2. 해당 과정을 계기로 참가자의 자발적 커뮤니티 운영 및 참여로 이어진 사례가 있는지?
영마이스리더 프로젝트의 경우, 매년 진행되는 팀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서 자발적인 학생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해당 과정은 매년 최소 80명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는데, 오픈 채팅이라는 느슨한 커뮤니티를 통해서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모든 기수가 한데 모여 취업 정보 또는 직무에 관한 고민 등을 공유하고 있다.
사실상 추후 형성되는 개별 커뮤니티까지 협회 측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협회에서는 이에 대한 보완책 중 일부로 ‘아태 마이스 비즈니스 페스티벌(이하 마페)’ 프로그램에 입문자 프로젝트 수료자들을 초청함으로써 입문자들이 업계에 직접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재직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등 커뮤니티 활동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3. 커뮤니티 참가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몰입을 촉진하는 방안이 있다면?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과정이 축소되고 비대면 활동으로 대체됨에 따라 커뮤니티 효과도 대폭 감소한 상황이며, 아직까지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커뮤니티 활성화가 다소 어렵게 느껴지고 있다. 일부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업계 재직자 간 교류가 부재함에 아쉬움을 느끼며, “자연스럽고 주기적인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어필하기도 한다. 약 2년 동안 온라인 과정을 운영하면서 시스템이 안정화됨에 따라 참여율이 높아지고 참가인원도 증가해 온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기존에 경험했던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경험했던 참가자들의 아쉬움도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피드백을 반영하여 재직자 과정의 경우에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심화 과정을 다시금 병행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운영될 오프라인 과정에서는 참가대상의 제한을 통해 직급별 30인 이내의 소수 과정을 형성해 더욱 친밀한 활동과 비즈니스의 연결을 유도할 계획이다. 단순한 활동의 장 마련에서 더 나아가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고안한 것이 바로 ‘조력자(facilitator)7)’라는 요소다. 협회 측에서 공식적으로 활동과정에 개입하게 되는 경우, 다소 공식적이고 딱딱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면서도 참가자 몰입을 촉진할 수 있도록 중재와 진행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퍼실리테이터를 두고 커뮤니티 구성원들 간의 자연스러운 담소를 유도하고자 한다. 자발적 참여가 활성화되는 커뮤니티가 탄생할 때, 비로소 운영 효과가 진정성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Q4. MICE산업의 커뮤니티 활동에 관한 효과와 필요성에 관한 제언
산업 내부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큰 자산이 된다. 이는 협회 재직자로서도 크게 실감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행사가 운영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사람들은 명함을 교환하고 업계 동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여기서 서로에게 남긴 좋은 경험은 추후 이어지는 비즈니스 기회와도 연결되기 쉽다. 실무자로서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도움에 접근하는 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산업 분야가 연계된 MICE산업에서는 더욱 체감할 수 있는 효과일 것이다.
‘태국 인센티브 및 컨벤션 협회(Thailand Incentive and Convention Association, 이하 TICA)’는 이러한 커뮤니티 효과를 일찍이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업계 선례다. TICA는 2011년부터 DMC/PCO/EMC 등 업계의 우수 회원사를 모집해 매년 팸투어(familiarisation trip)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단체 간의 끈끈한 연결성에 기반하여 관련 기업들의 후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산업 내 커뮤니티 활동은 필수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동체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팬데믹으로 인한 업계 피해와 위상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 믿는다.
인터뷰➁ |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미래가 되다”
Q1. MICE산업 내 재직자 커뮤니티가 지니는 의의는?
국내외 전반적으로 MICE 전문인력에 대한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PCO, PEO 분야도 경력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신입 채용 시에도 입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호텔에서도 신입사원들의 지원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며, 관광지와 여행사의 경우 인바운드 시장 축소에 따른 팀과 부서의 축소가 진행되었다. 학계에서도 대학교 관련 학과의 축소 및 폐쇄가 이어지는 등 MICE산업 전반에 미친 선호도의 하락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실정이다.
이러한 업계 현실 속에서 MICE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최신 트렌드와 업계 동향, 새로운 기술 등의 공유는 커뮤니티 내 정보교류와 네트워킹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개인에게는 취업 및 이직의 기회를 제공하는 창구가 될 수 있으며, 업계에 관한 고민 사항도 구성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탄생하곤 한다.
Q2. MICE산업 내 재직자 커뮤니티 운영 사례가 있다면?
MICE 업계에서도 분야와 목적별로 다양한 재직자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면서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수요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한 상태이다.
일례로 컨벤션뷰로 재직자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통해서는 행사 개최 이전에 다른 재직자들로부터 정보가 많지 않은 바이어나 업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은 바 있다. 주로 비공식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는 최신 정보들을 교류하는 편이다. 이러한 관계성이 더욱 강화되어 추후 글로벌 커뮤니티로까지 연결되고 발전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듯하다.
Q3. MICE산업의 커뮤니티 활동에 관한 의견
커뮤니티의 효과와 필요성에 관해서는 앞서 충분히 강조한 듯하다. 이외에도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개인적인 제언을 덧붙이자면, 무엇보다 MICE산업의 융·복합적 특성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MICE산업은 매우 큰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고 연관되는 타 분야도 많지만, 커뮤니티 운영 측면에서는 각각의 필드로 분리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PCO, PEO, CVB, DMC 등 내부 파트너십에 국한되지 않고 호텔, 항공, IT 등 연계산업으로의 저변 확장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또한, 학협회, 정부 회의, 전시회 등에 국한하지 않는 기업회의 수요 창출 등을 위한 기업들과의 커뮤니티 창설도 필요하다. 인적 자원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업계의 진화하는 요구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구심체가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대중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업계 배경을 고려한다면, MICE 분야에서도 인플루언서가 등장하여 활동할 경우 효과를 볼 것이라 판단된다. 중심이 되는 인물을 두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됨에 따라 이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8)’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의 등장 이후, 응급의학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오은영 박사의 방송 활동 이후, 정신과 상담에 대한 접근과 인식이 편해졌듯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도 일시적으로 하락한 업계 입문자 또는 재직자들의 선호도를 빠르게 회복시켜줄 하나의 묘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다.
[참고자료]
매튜 리버만(2015),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 시공사.
이소영(2019),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더메이커.
존 리비(2021), 당신을 초대합니다(You’re Invited). 천그루숲.
1) Maslow(1943), ‘A Theory of Human Motivation’
2) 17세기 프랑스에서 퍼진 상류층의 사교 문화이자 예술과 취향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현상
3) 강한 결속을 요구하지 않는 느슨한 연대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뜻함.
4)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있는 연계 기업, 특정 영역의 연관 기관 등이 유사성, 보완성 등으로 연결된 집단
5) 열악한 조건의 주거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국제적·비영리적 비정부 기구
6) 미국공인기획자협회(American Institute of Certified Planners) 공식 자격증
7) 회의 구성원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여 목적을 달성하도록 돕는 전문가로 집단 구성원 간 소통과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 시너지가 생기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음.
8) 특정한 네트워크의 사용자가 증가할 때, 다른 사용자들이 해당 네트워크에서 얻는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 [/ihc-hide-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