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0, 커버스토리

요동치는 세계 경제…“내년엔 나아질까?”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시름 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했다. 지정학적 이슈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졌고 코로나19발 수급불균형과 맞물리면서 물가는 널뛰기 시작했다. 7월 기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1년 만에 처음으로 9%를 넘겼으며 영국은 무려 10%대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은 오는 10월 에너지 요금이 42% 인상될1)것으로 예상하며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이란 핵협상 타결(원유 수출 제재 해제)에 관한 기대감 덕분에 현시점(8월)에는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7월까지만해도 치솟는 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 시름 놓을 수 있었으나 아직 끝은 아니다. 일시적 현상2)인 줄만 알았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 이하 연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적 통화정책을 단행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의 상충관계가 장기화되자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3)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제 금리를 인하할수도, 재정을 풀어 경기를 뒷받침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정치·경제에 관한 주요 리스크로 인하여 주요국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 대비 약 1%대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경기침체는 2023년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회복 시나리오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 동향은 관광·MICE 분야의 회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관광객의 발이 되는 운수·항공만 보더라도 최근 국제유가 변동으로 인해 울고 웃는 나날이 반복되었다. 재화, 서비스 등 각종 품목의 물가도 크게 상승하는 바람에 신규 컨벤션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던 지역들도 기존 사업계획서를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네트워킹을 핵심 기능으로 삼는 MICE 분야는 여느 분야 못지않게 경제 현황으로 인한 충격을 크게 받으므로 비즈니스 재건을 위해서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국의 현황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고는 MICE 부문의 비용증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국의 경제 현황을 분석하여 우리나라 MICE산업의 위기대응력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

2021년 10월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서비스·교통 부문도 심각

미국은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미국의 물가상승 현상은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었다. 지난해 상반기 정부지원금 효과로 민간소비지출이 2%대 증가율을 보이면서 점진적 경기회복세가 견지되었다. 게다가 하반기부터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전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민간투자시장에도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 수요가 회복된 반면 주요 무역대상 국가들의 봉쇄조치는 여전한 탓에 물가는 급상승하게 되었다.

미국 노동통계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수는 2021년 8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당해연도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지수가 6%대로 급상승하더니 올해 3월에는 8%대까지 치솟았다. 인플레이션 지수가 가장 극심했던 지난 6월 9.1%까지 올랐다가 7월에는 8.5%로 소폭 하락했다. 관광·MICE 부문의 지출비용과 연관되는 서비스 인플레이션 지수도 전년 10월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646%를 기록하며 상승 신호를 보내던 서비스 인플레이션 지수가 지난 7월 6.247%까지 증가한 것이다. 교통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241.042포인트로 시작된 상승세가 지난 7월 278.958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물류와 이동에 관한 부담을 증가시켰다.

레저·환대산업 부문 인력 돌아오고 있지만…여전한 수요·공급 불균형

인력 부족 문제도 회복을 둔화시키는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올해 초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고용시장의 상황도 나아지리라 기대되었으나 회복 속도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인건비까지 상승하면서 기업의 부담은 더욱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레저·환대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대표적 산업인만큼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세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관련 분야의 고용수요는 괄목할 수준으로 늘었으나, 정작 인력 공급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6월부터 레저·환대산업 분야는 매달 150만 명 규모에 이르는 고용수요를 창출하고 있었으나, 오미크론 확산세 등 복합적 원인으로 인하여 약 1년간 신규 고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비로소 고용계획과 신규고용건수가 일치하게 되었으나, 그간의 고용실패분을 고려하면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요·공급의 불일치와 갑작스러운 시장 회복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레저·환대산업의 임금상승률(8.5%)은 타 산업의 임금상승률(약 5%)을 크게 웃돌고 있어 정부의 관심과 업계의 구조적 변화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ihc-hide-content ihc_mb_type=”block” ihc_mb_who=”all” ihc_mb_template=”4″ ]

유럽 주요국, 에너지 가격 잡으며 물가 안정화에 초집중

유럽의 경우 방역조치를 발빠르게 해제하면서 민간소비 회복을 진작,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제를 회복했다. 독일의 경우 민간소비 회복이 지난해 GDP 성장률을 2.9%까지 견인했으며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했던 영국은 GDP 성장률을 7.5%까지 끌어올렸다. 이처럼 민간소비 활성화로 경제회복을 경험한 유럽 주요국은 최근 치솟는 물가를 잡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 물가상승의 주범은 에너지 가격이다. 지난 2월 기준 유럽의 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25%가량 상승하였는데, 에너지 가격이 87.6%까지 뛰면서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유럽 주요국들은 에너지 가격 상한제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분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유로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5.9%(2022년 2월 기준) 상승에 그쳤으나, 영국 등에서 오는 10월경 추가적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8.3%에 달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관심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생산자 물가 상승의 원인도 있지만 억눌렸던 수요로 인한 영향도 적지 않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유럽 관광산업 고용시장

유럽 주요국의 방역조지 해제에 따라 관광산업의 고용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 이하 WEF)은 유럽국가의 관광산업 고용률 증가세에 주목했다. WEF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실업률은 지난해 4월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방역지침이 본격적으로 완화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WEF는 실업률 저하에 영향을 미친 상위 10개 직업 중 식음료 서비스 부문(Food preparation assistants)과 개인서비스 부문(Personal service workers), 환대산업/도소매/기타 서비스 부문(Hospitality, Retail and other service managers) 등을 꼽았으며, 그 중 개인서비스 부문에는 관광산업 종사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유럽국가 실업률 완화에 사실상 관광산업의 비중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고용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력 부족 현상은 여전한 실정이다. 2021년 기준 포르투갈 관광산업 부문 부족 인력의 비율은 수요 대비 18%에 달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도 11~15%에 육박했다.

일본 : 경제성장도 고용시장도 견조한 회복세

일본 경제는 아직까지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또한 유럽과 같이 민간소비 진작을 통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6%까지 올렸으나 강력한 방역조치와 정치적 이슈로 인하여 2021년 한 해는 사실상 경제회복이 거의 제한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민간소비가 2020년 대비 크게 증가하기는 했으나 가계저축률 증대로 인한 가처분소득 침체가 극심해져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일본 경제의 지난해 성적표는 G7 국가 중 최하에 머무르며 장기 침체를 시사했다.
반면, 많은 국가들이 호소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위협은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그나마도 지난해 4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하여 1%가량 상승에 그쳤다.

고용시장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보다 소폭 개선되었으나, 실질적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백신접종, 방역조치 완화 등의 회복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본의 실업률은 2.8%로 2020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설상가상으로 구직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감소하여 실업률 상승을 억제하는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고용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 산업으로 ‘숙박업 및 음식 서비스업’, ‘생활 서비스업 및 오락업’ 등 관광산업과 유관한 분야가 꼽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잇따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 증대

중국 경제도 다사다난하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홍수, 투자 제한 정책 등 회복을 저해하는 주된 하방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하여 민간 투자 활성화 촉진,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지역별 봉쇄로 인하여 얼어붙었던 소비 시장도 재가동에 나섰다. 중국도 유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7월 13.5%까지 치솟았으나 소비자 물가를 억누르면서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봉쇄 해제 이후 고용시장도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수가 1,269만 명으로 중국의 연간 목표를 달성한 바 있으며, 올해 초 중국의 신규 취업자수가 285만 명으로 조사되면서 자국 목표 범위(실업률 5%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MF, “2023년 전 세계 경기침체 정점에 이를 것” 예고

내년도 전망은 더 암울하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전 세계가 긴축 정책에 들어가는 바람에 당분간 경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이하 IMF)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롱 인한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하여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한 그 정점이 2023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대국의 경제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남은 2022년도 힘든 시간이 될 것이나, 2023년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그룹(World Bank)도 내년도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의 가속화 및 장기화, 경제성장의 불확실성, 긴축적 통화정책 등이 과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과 유사하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통화정책으로 내년도부터 인플레이션의 속도는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목표지에 준하는 수준으로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므로 일부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ihc-hide-content]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