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Vol. 59, 오피니언

인도시장 진출 KoINDEX, 정말 해보길 잘했다.

▲ (주)메쎄이상 융합산업3팀
기수연 팀장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뭘까?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다. 누구나 과거를 기반으로 판단을 하지만 미래는 눈을 감고 한발자국 내 딛는 것과 같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을 우리는 도전이라고 부른다. 위험을 무릅쓰고 나아가야 하니까.
2024년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KoINDEX(코인덱스)가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해외 유명 전시회에 한국관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장치와 서비스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인도. 며칠을 장치해야 끝낼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WHO권장기준의 65배가 넘는 환경 또한 장애물이었다.
2024년 인도 뉴델리에서 KoINDEX를 열겠다고 정하고 참가기업 영업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아직은?”이었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에서 힘들지 않겠어?” “인도는 신뢰하는 파트너를 찾기 어려워서 힘들지 않겠어?”, “포스코도 실패했다는데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겐 아직?” 등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이유가 많았다.
7년 전 메쎄이상이 인도 전시장운영권을 따기 위해 킨텍스와 함께 국제입찰에 들어갈 때도 그랬다. 우리 직원들도 반대했다. 과연 이런 나라에서 전시회가 되겠냐고. 인프라가 이렇게 낙후된 나라에서 부스장치와 서비스를 어떻게 하냐고. 하지만 우리는 이내 평소와 같이 ‘일이 될 수 있는 관점’으로 스스로를 설득했다. 바로 이렇게.

▲ KoINDEX 전경 (자료: 메쎄이상)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에서 전시장을 운영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누가 우리에게 맡기겠는가? 자신들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인도이니까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곳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 전시장 내 바이어들 (자료: 메쎄이상)
▲ KoINDEX 분야별 참가기업 수

KoINDEX를 처음 기획한 것은 1년 전이다. 야쇼부미전시장 운영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리도 주최전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특히 메쎄이상은 중국을 대체하는 인도시장 진출을 꿈꿔왔기 때문에 직접 전시회 개최가 필요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막막했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전시회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했지만 난감했다. 대부분의 기업반응은 ‘아직은’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K-컬처에 기대어 한국산업종합박람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일단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상품을 팔자. 그리고 성공하면 다음부터 카테고리를 정해서 전문전시회를 추진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고민으로 나온 결과가 ‘Korea Industry Expo=KoINDEX’이다. 한국 산업중에서 가장 대표산업은 뷰티와 푸드를 중심으로 하는 K-라이프스타일 산업이었다. 우리나라 산업 중 가장 해외진출이 활발한 산업이다. 인도 뉴델리는 아니지만 뭄바이 등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에 이미 한국기업들의 참여가 익숙한 산업이었다. 대상기업도 이미 많았고 인도 진출에 대한 니즈가 이미 상당한 산업이었다. 경기도와 킨텍스가 해외에서 뷰티산업전시회를 열고 있었다는 것도 큰 힘이 되었다.

두 번째 산업은 한국의 가장 큰 경쟁산업인 Smart Tech산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가전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테크와 선진의료기술의 근거가 되는 헬스테크를 중심으로 스마트테크산업전을 추진했다. 세 번째는 인도에서 가장 수요가 많을 것 같은 산업을 골랐다. 공기오염과 물부족, 주택부족이 심각한 인도. 우리는 HVAC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계설비산업과 첨단 건축자재, 소방방재 및 안전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명칭을 Smart Infr a 산업전이라고 명명했다.

킨텍스와 메쎄이상은 서로 경쟁력있는 산업을 나누기로 했다. 뷰티와 푸드, 안전산업은 킨텍스가 맡기로 하고, 건축자재, HVAC, 헬스테크는 메쎄이상이 맡았다. 메쎄이상은 24년 전시기간 내내 관련 산업전시회를 열 때마다 KoINDEX를 홍보했다. 코리아빌드 전시회에 출품하는 기업들이 가장 좋은 타깃이었다. 그러나 어려웠다. 건축자재와 공조시설산업으로 인도에 진출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중동이나 동남아를 타깃으로 해왔지만 인도시장은 거의 처음이었다. 영업을 진행할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라는 이야기였다. 인도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진출하는 것을 보고 나중에 안전하게 진출하겠다는 논리였다. 그때마다 우리 직원들은 논쟁을 하듯이 싸웠다. “시장은 만드는 것입니다. 매년 경제성장률이 10% 가까이 되고, 성장가능성이 이렇게 높은데 왜 빨리 가시지 않습니까? 20년 전 중국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 가셔야 시장이 성숙됐을 때 주류가 되는 겁니다”.

설득과 설득을 거듭했지만 보완이 필요했다.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논리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했다.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킨텍스와 메쎄이상은 경기도와 고양시, 산업자원부의 지원금이 필요했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의 글로벌 K브랜드 전시회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경기도가 가장 많은 지원을 해주었고 모두 합해서 7억여 원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그리고 이 지원금으로 출품업체의 부스비 일부 지원과 물류비와 통역지원비를 충당했다. 리스크가 많이 줄어든 참가기업들이 조금씩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 상담 중인 한국기업과 인도 바이어들 (자료: 메쎄이상)

참가기업 모집과 더불어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마케팅이었다. 처음 여는 인도전시회이니 만큼 꼭 성공해야 했다. 그래서 바이어와의 일대일 매칭에 매진했다. 코트라는 물론 인도 뱅갈루루에 지사를 갖고 있는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과 협업을 추진했다. 두 기관이 바이어 상담회를 맡았다. 그 외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업종별로 바이어DB를 구해 일일이 메일링을 하고 초청장 문자를 보냈다. 초청장 문자를 보낸 수가 5만5천여 건,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보낸 것이 600만 명을 넘었다. 그리고도 우리는 답답했다. 혹시 바이어가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추진한 것이 직접 안내전화였다. 인도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하여 1만 명에게 직접 아웃바운드 콜을 돌렸다. KoINDEX가 열리니 오시라고.

이렇게 어렵게 280개 기업을 모아 600부스 규모의 전시회를 열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결과는 나름 창대했다. 해외에서 연 우리나라 전시회 중 최고의 규모였다. 개막식을 하는 첫날부터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5천명 가까운 바이어가 방문했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은 인도 델리뿐만 아니라 뭄바이 벵갈루루 등 인도 각지에서 바이어를 모았다. KOTRA 인도 지부는 서남아시아까지 넓혀서 바이어를 초청했다. 그렇게 모은 3,600여명의 바이어들과 모든 참가기업들이 매일 10건 이상의 일대일 매칭 상담회를 가졌다.

▲ 입장을 기다리는 바이어들 (자료: 메쎄이상)

개막 첫날 문을 열면서부터 대박의 조짐이 보였다. 너무나 많은 바이어들이 줄지어 입장했다. 참가기업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국토지공사 LH는 중소협력사와 함께 K-TECH특별관을 꾸몄다.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이었다. 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총 380건의 바이어 상담을 진행했으며, MOU로 연결된 건이 13건, 305억 원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건물일체형 태양광 마감재는 현장에서 14억 원의 수출계약서를 쓰기까지 했다. KoINDEX는 3일간 총 상담건수 5,993건에 상담금액은 USD 412,211,650, 계약 추진액이 USD 117,889,053원에 이르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대단한 출발이었다. 참가기업들은 다음 전시회 일정을 물어올 정도로 만족했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좋은 대규모 야쇼부미 전시장을 한국기업들이 운영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전시장 운영서비스 매뉴얼을 모두 한국어로 제공했다. 특히 뉴델리에 있는 한국식당을 섭외하여 한국 푸드코트를 운영하여 엄청난 호응을 이끌었다. “인도 전시장에서 김밥과 떡복이를 먹으면서 전시를 하다니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 개막 이틀째에 열린 네트워킹 파티때는 주인도 한국대사 이성호 대사와 이동환 고양시장께서 함께 하시면서 참가기업을 격려했다.
요즘 ‘탈주’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규남이는 군인이면서 탈북을 꿈꾸고 있다. 어느 날 탈북을 시도하다가 지뢰를 밟고 멈칫하는 순간 군간부 동네 형이 막아선다. “그냥 사는거야 그냥. 아무리 몸부림쳐봐야 소용없어”라고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이때주인공은 “그런지 안그런지는 도전해보면 알겠지요”라며 자신이 밟고 있던 지뢰에서 발을 조금씩 뗀다. 지뢰는 폭발하지 않았다. 발을 뗀 규남이 이야기한다. “해보길 잘했지 않습니까?” 인도시장 진출 KoINDEX, 정말 해보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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