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 오프너디오씨 황성민 대표

Q1. 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는 시점에 경제적 파동까지 겹쳐 행사예산에 지대한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실상 행사 예산의 현실화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오늘날 행사 예산 규모는 사실상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효과를 차치하고 10여 년간의 기본 물가상승 동향만 보더라도 경제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행사예산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외부환경이 크게 달라졌으니 이제라도 행사예산을 더 높여서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어보지만, 실제 반영되기에는 사실 어려움이 많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는 일거리가 없어서 업계 전반이 시름 했는데, 어느 정도 행사 개최가 가능해진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인플레이션 영향까지 더 해져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에 관한 과업까지 추가되었으니 MICE 분야의 고충은 더욱 늘어난 셈이다.

Q2. 행사예산 항목 중 최근 시장·경제 영항을 받은 대표적 항목을 꼽자면?

우선 행사예산이 10년 전 수준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지출비 중 무엇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는 실정이지만, 최근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고 체감되는 것은 역시 인건비와 운송비, 자재비 등이다.
인건비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년간의 임금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데 다가 주 52시간 제도가 도입되면서 원가 자체가 상승하는 효과를 발생시켰고, 운송비와 자재비 등은 물가 및 유가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 항목이다. 이처럼 경제·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였으니 행사 개최에 투입되는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것 은 당연지사다.

Q3. 예산집행 계획과 실제 지출 규모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대부분은 예산에 맞춰서 행사를 개최하는 추세다. 행사 규모를 줄이거나 협력사들과 함께 기존에 짜여 있는 예산 안에서 근근 이 감내하는 수밖에 없었다. 즉, 외부환경 요인이 예산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움이 극심했던 지난 2년 동안은 일거리 자체가 줄어드는 마당이었기 때문에 인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어느 정도 대면 행사가 가능해진 지금 시점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에 비하여 일거리는 조금 늘었으나,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물가도 크게 올랐기 때문에 경영상의 손실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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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기상황은 업계로 하여금 대안책을 찾게끔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전통적 행사대행업무 이외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채널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미시적으로는 업무의 디지털화도 위기대응전략으로 꼽을 수 있겠다. 코로나19 때문에 그간 대면 업무가 원활하지 못했었던 점도 있었고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대면 업무의 비효율적인 측면을 개선하여 인력의 빈자리를 채워보고자 했다. 디지털 업무지원 체계를 도입하면서 확실히 업무 효율이 늘었다. 일일이 찾아가 보고해야 했던 시간도 줄었고, 관리자 입장에서는 진행 상황 파악을 위해 직원들에게 하나하나 묻지 않고 모바일앱 하나만으로도 전체가 확인 가능하니 프로젝트 관리도 훨씬 수월해졌다. 업무 수행에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근무시간도 확실히 줄여주었다. 신규 인력 수급이 어려운 요즘 같은 시국에, 운영의 디지털 전환은 지대한 효과를 안겨주었다.

Q4. 경제 및 정치 등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한 MICE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가?

국제회의 용역 표준계약서가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년 전 수준으로 동결된 행사예산, 코로나19 등 변화를 야기하는 복합적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는 MICE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고자 지난 8월 ‘국제회의 용역 분야 표준계약서’를 공표하였다. 이는 국제회의기획업 분야에 있어서는 매우 기념비적인 일이다. MICE 분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표준계약서는 행사예산 수준을 현실에 맞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장려하면서 국제회의산업에 건강한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산업 활성화 기반을 강화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 공표된 표준계약서는 국제회의업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총액 확정계약1)’을 기본으로 하고 산출계약서상에는 기업의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보장하도록 했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이 감염병 등 불가항력에 따라 계약이 종료될 경우, 손해 금액을 어떻게, 얼마나 지급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과 절차도 마련되었다.

Q5. 그밖에 MICE산업 발전에 관한 의견이 있다면?

MICE 행사는 외부환경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환경적 상황 변화에 따라 줄곧 취소되거나 축소되고는 한다. 우리나라 MICE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MICE 개최지로서 지역만의 특색이 담긴 고유한 브랜딩 행사를 육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취지로 시작된 지역특화 행사들도 예산 및 각종 환경적 영향을 이기지 못하고는 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관주도 사업 성격상 순환 보직으로 인하여 담당자가 바뀌는 일도 빈번하여 그 때마다 행사를 다시 이해해야 하다보니 단계적 성장이 어려운 면도 있다. K-컨벤션 또는 지역특화컨벤션을 바라보는 관점을 단발적 행사가 아닌 실질적 지역 브랜딩 채널로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지속가능한 행사 개최를 보장하기 위하여 조례화 하는 부분도 검토가 필요하다.

 


1) 확정된 과업 내용과 상응하는 총액으로 확정하는 계약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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