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시장은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분야가 그러하다. 팬데믹을 계기로 근무의 유연성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소통과 네트워킹이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 IBM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유연한 업무환경을 조성한 선도적 사례로 거듭남에 따라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도 ‘업무 유연성의 미래(The Furture of Flexibility at Work)’를 예견하면서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피지털(Phygital- 물리적 공간(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을 결합한 신조어)’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과학적 관점으로 경영·관리 분야를 연구하는 퍼듀대학교의 앨론 어니스트 코섹(Ellen Ernest Kossek) 교수는 “근무환경의무경계화(Boundaryless)가 촉진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비즈니스 활동을 기반하는 MICE산업도 이같은 하이브리드 트렌드에 영향을 받고 있다. 물론 계기는 팬데믹으로 인한 행사의 비대면 전환이었지만 여러 전문가들의 미래전망을 종합해보면 MICE 행사의 하이브리드화는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근본을 바꾸어놓는 넥스트 노멀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MICE 관련 기관들은 미래 수요를 예측하면서 하이브리드 행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한 글로벌 MICE 시설들은 하이브리드 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설 개발에 막대한 자본이 요구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급격한 트렌드 변화에 조급해져 무분별한 개발 유행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개발 이전에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본질적인 고찰이 충분히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에, 본 고에서는 하이브리드 행사와 시설 개발에 관한 현황을 분석하고 하이브리드 시설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구축한 주요국 전시컨벤션센터들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GBTA, “하이브리드 행사 개최건수, 올해부터 두 배로 뛴다”
하이브리드 행사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 행사와 대면 행사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은 행사 주최사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글로벌비즈니스관광협회(Global Busienss Travel Association, 이하 GBTA)는 북미지역에서 비즈니스 행사를 개최하는 주최사를 대상으로 향후 행사 수요에 관한 설문조사(코로나바이러스 리커버리 보고서-Coronavirus Recovery Poll Results)를 실시, 응답자 중 52% 이상이 팬데믹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행사를 더 선호하고 있음을 밝혔다. GBTA는 “팬데믹 이전에는 하이브리드 행사 프로그램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던 응답자들이 대다수(71% 이상)였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장 전반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행사 주최사들의 하이브리드 행사에 대한 의향이 변화한 것에는 투자대비성과 (Return on Investment, 이하 ROI)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GBTA와 공동조사를 실시한 CVENT의 CMO 패트릭 스미스(Patrick Smith)는 “팬데믹은 주최사로 하여금 그간의 마케팅 전략을 재점검하게끔 했다”며 “가상행사와 대면행사, 그리고 하이브리드 행사의 적절한 조합은 주최사로 하여금 더 많은 참가자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행사장 내에서는 더욱 유의미한 활동들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규모 회의시설도 하이브리드 행사 지원에 각축전
회의시설의 하이브리드 개발 열풍은 시설 규모와는 상관없이 전방위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코벤트리와 워릭 지역에서 팬데믹 이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시설 임대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릭컨퍼런스센터(Warwick Conference Centre)의 개일 톰린슨 비즈니스 개발팀장은 “최근 워릭컨퍼런스센터는 거의 2019년도 수준으로 가동률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행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워릭컨퍼런스센터는 하이브리드 시설 구축에 20,000파운드(한화 약 3,210만원)를 투자한 바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버밍엄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인 밀레니엄 포인트(Millennium Point)도 354개석 규모의 오디토리움을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리뉴얼하는 프로젝트에 35만 파운드(한화 약 5억6,139만원)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밀레니엄 포인트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오디오-영상 시스템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행사장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방콕에서는 지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퀸시리킷국립컨벤션센터(Queen Sirikit National Convention Centre)도 하이브리드 열풍에 합류하기로 했다. 2022년 9월 재개장을 예정하고 있는 퀸시리킷국립컨벤션센터는 4,400만 달러(한화 약 512억5,560만원) 규모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상행사 또는 하이브리드 행사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각종 제반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센터 차원에서 직접 시설 개발에 뛰어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미팅테크놀로지 전문 기업과 손을 잡는 경우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의 데이비드.L로렌스컨벤션센터는 센터의 하이브리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솔루션 업체인 CNTV와 손을 잡고 이동형 이벤트 스튜디오를 도입했다.
씨벤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선으로 본 하이브리드 회의 필수요소
오늘날 소개된 센터 내 하이브리드 시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방송장비와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높은 사양의 영상 및 음향시설은 기본이고 온라인 참가자들에게도 행사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무대 장식은 더욱 화려해졌다. 아울러, 현장의 모습을 온라인으로 전달하기 위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갖추면 하이브리드 행사를 위한 기본적인 요소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경험치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옵션과 기능에 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하이브리드 행사를 둘러싼 형태와 방식 등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 시장 개척 단계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수요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 인프라 개발보다는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기획자의 니즈(needs)와 기능과 효과에 관한 부분을 보다 근본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 회의의 필수요소를 되짚어보고자 솔루션 전문 기업인 씨벤트(CVENT)와 하이브리드 회의의 뉴노멀을 강조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해보고자 한다.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기획자들의 수요 ① “문제에서 해답을 찾아라”
최근 씨벤트는 ‘2021 플래너 소싱 리포트(Planner Sourcing Report)’를 내놓으면서 “하이브리드 행사에 대한 기획자들의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험이 더해지면서 기술에 관한 친화도도 높아진 덕분이다. 그러나 아직 미팅테크놀로지는 가볍게 도전할만한 분야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씨벤트는 “처음보다는 하이브리드 행사에 익숙해진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운영상의 이슈가 많이 남아있다”며 하이브리드 행사에 대한 행사기획자들의 주요한 고민거리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씨벤트는 위의 고민거리들을 조사하면서 “행사 기획자들은 8가지 주요한 이슈들을 잘 해결해줄 수 있는 베뉴를 찾는다”면서“최근 논의되고 있는 이들의 고민거리는 곧 베뉴 선정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기획자들의 수요 ② 베뉴에 바라는 것은 “유연성”
행사 기획자들이 하이브리드 행사를 개최하면서 베뉴에 요구하고 싶은 대표적 항목은 바로 유연성이었다. 씨벤트는 “하이브리드 행사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의시설 차원의 기술적 지원과 베뉴 서비스의 유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행사에 특화된 회의실이나 방송장비를 갖춘 스튜디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에 응답자 중 30.4%가 동의했다. 아울러 회의시설의 하이브리드 시설 제공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전문인력(29.0%)에 관한 부분도 상위권에 올랐다. 코로나19 이전 시대에 주요한 베뉴 선정 요인으로 꼽히던 베뉴의 기본속성(레이아웃, 예약가능한 일정, 임대료 등) 보다 디지털 및 하이브리드 관련 서비스가 더 우선순위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씨벤트는 “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시설 또는 장비, 인력에 관한 원스톱 지원이 하나의 패키지로서 요구되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서비스들은 회의 기획자로 하여금 하이브리드 행사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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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행사에 관한 기획자들의 수요 ③ 온·오프라인 모든 참가자 위한 디지털 친화적 공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참가자들이 방관자가 되는 것을 막고, 이들이 실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감각적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떠오른 것이 온라인 참가자와 현장 참가자 간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공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온·오프라인 활동이 서로 유의미하게 연결될 수 있으려면 이를 지원하는 장비들이 참가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회의 내용을 송출하는 화면은 온·오프라인 참가자와 공유 자료를 모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사이즈로 설치될 필요가 있으며, 카메라의 경우 사람의 음성을 감지하여 발제자를 비추는 센서를 탑재해야 참가자 간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질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이상적인 하이브리드 회의 환경은 소규모 회의에 적합한 형태다. 이들이 예견한 1)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양상에 따르면 앞으로 대형 행사를 위한 하이브리드 시설뿐만 아니라, 소규모 비즈니스 교류 회의를 지원하는 스마트 회의실이 보편화 되는 것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행사의 필수요소 ④ 클라우딩 서비스를 통한 데이터 창출 다각화
마이크로소프트는 하이브리드 회의에 있어서 온오프라인 경험의 다각적 데이터 확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회의는 현장 경험과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서로 교류되는 접점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물리적 공간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모색하고 시설이 곧 데이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회의 참석자의 온·오프라인 경험이 하나의 클라우딩 체계를 통해 관리가 될 수 있다면 더 많은 행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온라인 회의에서만 확보가 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참가자 데이터를 물리적 공간에서도 데이터화 된 정보로서 수집할 수 있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리적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건물 전반의 장소 데이터(Location data)와 회의실 이용도와 패턴을 측정하는 활동 데이터(Activity data), 회의실 내에서 창출되는 참가자 개개인의 이용데이터(Usage data) 등이 있다”면서 “이러한 데이터들은 회의 운영이 더 원활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현장 행사장의밀집도, 청결도, 질병 감염 가능성 등을 데이터로서 관리할 수 있으니 향후 운영 전략을 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참조>
GBTA, 코로나바이러스 회복 전망 설문조사(Coronavirus Recovery Poll Results), 2021년 9월
CVENT, 2021 플래너 소싱 리포트(Planner Sourcing Report), 2021년
마이크로스프트, 하이브리드 워크 :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가이드북(Hybrid Work: A Guid for Business Leaders),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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