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는 비대면라이프를 일상으로 가속화하고, 그간 혁신적으로 개발되었던 기술들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빠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 분야에서의 노력도 변화의 너울의 선두에서 한껏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비대면 일상에서 넘쳐흐르는 디지털 콘텐츠는 온라인 상에서의 고객 접점 포인트로서 시장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마케팅의 경쟁력은 어느 분야에서든 관련 기술을 토대로 한 경제 혁신과 체질 개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만큼 올해 5년 차를 맞이한 ‘콘텐츠 마케팅 서밋(Content Marketing Summit, 이하 CMS)’이 마케터들에게 전달하는 의미도 더욱 컸다. CMS는 매년 주요 연사들의 전문적 콘텐츠에 기반하여 실전 마케팅 사례와 이론적 지식을 전달하며, 세계적인 마케팅 흐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번 호에서는 10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CMS 행사를 유인 경쟁력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아울러 프로그램의 발제 내용을 중심으로 주요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보고, MICE 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 요소를 정리해보았다.
2016년부터 본격적 행보를 이어온 콘텐츠 마케팅 서밋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표적 마케팅 분야 전문 컨퍼런스다. 매년 콘텐츠 마케팅 분야의 영향력 있는 국내외 연사들을 섭외하여 실무적인 정보와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기 때문에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등록비에도 불구하고 놓칠 수 없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주최사 DMK의 박세정 대표는 “소비자 또는 고객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행사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콘텐츠를 바라보는 인간의 눈을 순서대로 따라가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콘텐츠를 둘러싼 다채로운 분야(기획, 제작, 배포, 분석 등)의 아젠다를 골고루 다룰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행사는 TED를 벤치마킹하여 연사와 참가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컨퍼런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고자, 온·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였다. 현장 참가는 50명으로 제한했고, 온라인 참가자들은 별도로 안내받은 스트리밍 웹페이지 URL을 통해 현장 중계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강연에 온전히 몰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연사 섭외력과 트렌드에 맞게 잘 짜인 프로그램 구성이 돋보였다. ‘콘텐츠’하면 떠오르는 국내외 전문가들을 모았다. 어디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넷플릭스와 레드불의 콘텐츠 담당자는 올해 CMS 행사에 최초로 섭외되었고, 라이브 연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싱가포르 등에 있는 전문가들이 연사로 등장하였다. 또한 콘텐츠 전략가, 제작자와 데이터 분석가까지 콘텐츠 제작의 각 단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경험과 시각을 다방면으로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기획은 현재 트렌드를 반영한 아젠다로 구성하여 CMS에서만 접할 수 있는 독보적인 가치를 제공하였다. 오프라인에서 추가적인 프로그램이나 혜택 제공 없이도 강연만으로 구매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온라인 행사의 성공 가능성이 보였다.
연사의 발제시간이 달라지고 있다. 2020 CMS은 각 연사들에게 30분의 발제시간을 할당하였다. 예년의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연사별 발제시간을 평균 40-50분으로 배정했었다. 기존 체계에서 무려 10여 분이나 줄어든 셈이다. 연사들에게 10분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50여 분의 러닝타임에서도 주어진 발제시간을 넘기는 상황은 부지기수로 발생하는데, 시간이 줄어든 만큼 내용은 더 압축하고 정리해야 하지만, 전달내용은 더 명확해질 수 있다. 결국 연사들은 발제준비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지만, 참가자들의 집중도와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특히 현장감이 떨어지는 온라인 스트리밍의 경우, 러닝타임이 길어질수록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최근 이러한 변화는 해외 버추얼 이벤트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각 세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발제시간을 줄이는 대신, 요점만 간단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여 온라인 참가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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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MS의 식전공연은 기타리스트 장하은의 연주로 꾸며졌다. CMS가 “장하은은 CMS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라고 말할 정도로 행사와 아티스트 간의 유대가 끈끈하다. 아티스트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친분을 이어온 행사 기획자가 CMS를 기획하며 행사를 장식해줄 아티스트로 장하은을 섭외한 것이다. CMS가 대표적 마케팅 행사로 성장하는 동안, 장하은 역시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떠오르는 예술가로서 성장해 왔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소개되었다. 이는 MICE 행사가 무명의 아티스트를 위한 등용문이 된 훈훈한 사례로 의미를 더했다.
CMS는 녹화한 스트리밍 콘텐츠의 온디맨드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참가자들의 집중도는 향상된다. 물론 온디맨드 서비스는 언제든 참가자가 원할 때 콘텐츠를 다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편리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언제든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는 안일함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흥미를 잃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온디맨드 서비스에 꽤나 큰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CMS는 과감하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의 희소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녹화 콘텐츠는 향후 등록비와는 별도로 유료 콘텐츠로서 판매할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다만, 올해의 경우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탓에 여러 우여곡절(갑작스러운 미팅 및 업무 요청 등)을 겪은 기업 참가자들의 요청에 따라 한시적으로 무료로 공개하기로 하였다.
온라인 컨퍼런스 참가자의 강연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요소는 추후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행사의 취약점 중 하나는 오프라인 행사에 비하여 참가자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쉽고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번 CMS 행사의 경우 온라인 참가자가 의사 전달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참가자의 의견을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챗봇이나 채팅과 같은 부가적인 소통기능을 추가한다면 행사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참가자의 역할과 경험 범위가 늘어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시간 문자 안내를 통하여 온라인 행사 참가자의 참여를 장려하고자 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 공간에서의 음성안내를 대신하여 온라인 행사에서는 시간에 맞게 문자를 발송하여 참가자들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온라인 참가자는 “휴식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주최측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는데, 현장에 있는게 아닌데도 행사 참여자의 일원으로서 세심하게 관리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상 콘텐츠와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참가자의 선택권이 부족하다는 점은 온라인 행사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행사는 카메라 감독 또는 연출자가 보여주는 영상으로 시각이 제한되다 보니 정보 취득과 몰입에 한계가 있다. 오프라인 행사는 비교적 참가자가 시각을 능동적으로 이동하여 강연을 볼 수 있는 반면에, 온라인 행사는 카메라 무빙에 의존하여 수동적으로 관람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행사에서도 능동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멀티뷰 기능으로 참가자에게 시청 영상의 선택권을 주는 등의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또한, 번역 서비스를 음성으로 더빙하여 송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보다는 참가자가 번역과 원어의 영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폭을 넓혀준다면 강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답은 진정성에 있었다. 10월 7일 첫날 행사는 콘텐츠 마케팅의 최신 트렌드에 대한 논의로 시작되었다. 연사들은 급변하는 콘텐츠 플랫폼의 환경과 최신 유행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케팅은 고객 경험의 본질에 대해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The SMC 강형근 부사장과 리드(Riid)의 조세원 상무, 콜랩코리아(Collab Korea)의 김덕봉 지사장은 “콘텐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하여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보자”라며, “일정한 프레임을 추구하고, 이를 따르기 보다는 콘텐츠는 다양한 시각,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not plug & play”를 강조했다. 연사들은 “고객이 남긴 데이터가 UI(User Interface) 설계의 접점이자 콘텐츠 크리에이션의 시작점이므로, AI, DATA 분석 등의 기술을 응용하여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으로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겉만 보고 휘둘리는 외양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본질에 접근하기 위하여 어떻게, 얼마나 조직을 설득하여 추진을 가했는지에도 성과 평가의 초점을 두어야한다”며 조직 내에서의 권한 위임과 평가 체계의 확장성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피력하였다.
‘진심 마케팅’은 고객 경험 관리로 귀결된다. 이베이코리아(ebay Korea) 캐빈 리(Kevin Lee) 부사장을 비롯한 많은 연사들은 콘텐츠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로 “고객 경험을 관리하라”고 주문하였다. 캐빈 리 부사장에 의하면,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은 고객 행동 분석을 기초로 한다.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였는지, 이를 어떻게 분석하였는지가 콘텐츠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객의 행동과 일상을 맥락적으로(Contextual)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보편적 일상과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작성해볼 것을 추천하였다. 캐빈 리 부사장은 또 “내가 곧 고객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객을 사칭하는 것과 같다”며 “고객 경험을 다 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으므로, 기본으로 돌아가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공부하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더 이상 인류통계학적으로 세분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오래전부터의 이야기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 관련성과 상황에 대한 이해다. 연세대학교 김병규 교수는 “품질에 차별이 느껴지지 않는 시대에는 소비자에게 소비의 즐거움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를 문화적인 차원에서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적 공유가 있는 집단의 취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만족시켜주는 독자적인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브랜드의 팬을 만들 수 있는가와 연결되는 문제다. 충성고객은 타 브랜드가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면 떠나가지만, 팬은 이성이 아닌 감성의 법칙을 따른다. 또한, 소비자의 상황을 먼저 이해하고 브랜드가 가진 기존의 자산을 그에 맞게 활용하여야 한다. 이때 소비자를 이해하고 공감시켜야 하며, 진정한 감동을 주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캠페인이나 챌린지 진행, 현 상황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는 브랜드와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포인트들이 소비자가 충성고객에서 팬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CMS 행사 2일 차에서 제시된 주요 마케팅 트렌드는 크리에이터와 라이브 커머스였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1인 미디어 추세에 걸맞게, 이날 연사로는 실제 콘텐츠 제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국내 유튜브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샌드박스, 헬스 콘텐츠 채널 올블랑,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키워온 경험과 전략을 공유했다. 한편 코로나19가 5년 가량 앞당긴 전자상거래(e-commerce) 트렌드에 따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중국에서는 왕홍이라는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펑타이코리아 유혜영 팀장과 키끼리 문군 대표는 중국과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대한 비교와 전망을 논의하면서 한국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였다. 문군 대표는 “누가 먼저 급변점을 이끌어내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항공 운항과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관광 산업이 침체기에 놓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관행과 전술 상에 대대적인 조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BBDO싱가포르의 CCO 관힌타이(Guan Hin Tay)는 기존의 방식을 잊고 현재 트렌드와 물리적 변화를 관찰하면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빈 세트맛하반(Arvind Sethumadhavan)은 뉴노멀 시대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 자체가 새롭게 변화했음을 강조하며, 콘텐츠 산업에서는 4C(Creation, Curation, Co-Creation, Circulate)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는데, 제시된 내용 중 관광 콘텐츠 마케팅 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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