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2, 뉴스

흔들리는 국제 정세 속, 글로벌 이벤트가 선택할 대응법

세계 MICE산업의 주요 거점이었던 미국의 반이민 정책과 엄격한 입국 단속이 결합해 미국을 찾는 외국인이 줄면서 전 세계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투어리즘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는 올해 미국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 지출이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 83억 달러(약 11조 5,718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관광여행협의회(WTTC)는 최대 125억 달러(약 17조 4,300억원) 손실 발생을 예상했다. 특히 올해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250 달러(약 35만원)의 비자 무결성 수수료(Visa Integrity Fee)는 미국 행사 참가의 진입 장벽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미 복잡한 입국 절차에 고비용 요소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참가자의 발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 BizBash는 일부 미국 협회 및 산업 단체가 주관한 국제 행사에서 국제 참가율이 15~3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중동, 아프리카 지역 참가자들의 경우 비자 발급 지연, 입국 거절, 입국 심사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실제 참가가 좌절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등록률 저하를 넘어, 전 세계적인 MICE 흐름 재편의 신호로 해석된다.

▲ 미국 비자무결성수수료 부과 보도 (자료: CNN)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행사를 개최하는 MICE 강국이다. 세계전시산업협회(UFI)와 국제컨벤션협회(ICCA)의 통계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올랜도 등은 글로벌 전시산업 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CES, HIMSS, IMEX America 등은 산업계의 국제 산업 표준이 형성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미국 MICE산업의 위상은 단순한 개최 규모 이상으로, 산업 흐름의 좌표를 제시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입국 제약이 참가자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행사의 질을 저하시키며, 나아가 글로벌 MICE 흐름의 재배치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무부가 2025년 10월 1일부터 비이민 비자(nonimmigrant visa) 신청자에게 ‘비자 무결성 수수료’ 250 달러(약 35만원)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미국 MICE산업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기존 수수료와 합산하면 1인당 약 약 442달러(약 61만원)의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더구나 관광 비자 뿐 아니라 비즈니스 출장자(B1)까지 포함하고 있어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형 국제 전시회들은 참가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 최대 수질 기술 행사인 수질 환경 기술 박람회 (Water Environment Federation’s Technical Exhibition and Conference, 이하 WEFTEC)의 주최 측은 새로운 비자 수수료로 인해 해외 전시업체와 국가관이 줄고, 특히 비용에 민감한 중간 직급 전문가들의 참석이 급감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한 기업에서 여러 명이 참석하던 관행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관사인 미국 수질 환경 협회(Water Environment Federation, 이하 WEF) 측은 업계 단체들과 함께 정책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정책의 고착성 때문에 단기간 내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MICE 산업 자체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참가자들의 참여 경로를 다른 대륙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기업들도 미국을 ‘늘 가던 행사’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선택지’로 보기 시작했고, 이는 미국 외의 목적지가 부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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